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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Ⅰ/만남기록

“세스넷의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성과는 ‘예비사회적기업’ 인증 실적이 말해주죠.”-세스넷 창업보육센터 이영미 센터장

※본 인터뷰 기사는 온라인 잡지 보라(클릭)에 송고된 글입니다.



세스넷-이영미-센터장세스넷(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의 약자)은 2007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적기업 전문지원 기관으로 설립됐다. 세스넷의 설립자인 정선희 상임이사는 국내에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개념을 소개한 전문가이자, 국내 1호 사회적협동조합인 카페오아시아의 이사장이다. 세스넷은 이런 비전하에 사회서비스 확충과 사회적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관악구 내에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보를 구하고자 세스넷 인큐베이팅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창업보육센터의 이영미 센터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영미 센터장은 "서울 내 다른 기관에 비해 육성사업 팀 수가 적다보니 지원자들이 지레 먼저 겁을 먹고 지원을 주저하는 같다."고 울상을 지으면서도, 실질적인 성과지표 중 하나인 예비사회적기업 인증 실적을 언급할 때는 인큐베이팅 사업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이 드러났다.


예비 사회적기업가들에게 세스넷에 와야 할 이유랄까, 우리 기관이 가진 장점을 얘기한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저희는 인큐베이팅 단계의 기업을 다음 단계로 연결시키는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2011년 육성팀 중 5팀, 2012년 육성팀 중 6팀, 총 11 팀이 예비사회적기업 지정을 받았어요. 2013년 12월 말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집계에 의하면 2011년부터 시작된 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 배출한 예비사회적기업의 수는 전국 통틀어서 102개입니다. 전체의 약 11%를 세스넷이 배출한 거죠. 전국에 매년 20여개의 기관이 본 사업에 참여를 하고 있는 걸로 봐서 매해 2개 팀 정도 배출하면 선방하는 건데, 저희는 매해 그 두 세배를 배출합니다. 결국 관악구 전체로 봤을 때도 구내 예비사회적기업 20곳 중에 저희가 직접 인큐베이팅 한 기업이 절반을 차지하는 셈입니다.


우리 기관은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활동하면서 협업모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걸 중시해요. 창업보육센터가 위치하고 있는 관악구는 청년거주비율이 50%에 이르면서도 재정자립도는 서울에서 뒤에서 3등일 정도로 열악한 특징이 있죠. 달리 말하면 청년층을 비롯한 여러 세대에서 사회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그만큼 크다고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렇다보니 구 차원에서도 사회적기업 육성에 관심이 높은 편이에요. 지역에서 사회서비스에 대한 높은 니즈를 바탕으로 예비 사회적기업이 성장을 하고, 일자리 수 확충 등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식으로, 이렇게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관악구 등의 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기관의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이전 실적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해요. 저희는 기존에 육성한 사회적기업 등과 인큐베이팅 과정에 있는 사회적기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묶어주고 경험을 쌓게 도우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이런 게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심사에서도 개별 기업의 주요한 실적으로 인정되는 것 같아요. 창업보육센터와 관악구 그리고 인큐베이팅 단계 사회적기업의 밀접한 교류가 불러온 선순환 발전 모델인 셈이죠."


반대로 단점을 얘기한다면요?


"일단, 아무래도 사무공간과 교통편이겠죠. 일장일단이 있는데 재정자립도가 높은 곳에 있는 위탁기관의 인큐베이팅 센터들이 아무래도 저희보다 사무공간이나 편의시설은 좀 더 나은 편인 거 같아요. 반대로 저희처럼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의 경우는 다른 면에서의 지원이나 애정은 높지만 이런 시설 지원은 조금 열악하죠. 시설은 보통 지자체에서 지원하거든요.


그래도 좋은 게, 시설 면에서는 그렇지만, 저희는 구에서 직접 인건비를 지원한 멘토를 상주시키고 있거든요. 육성사업 기준에는 한 달에 한번만 멘토링을 받으면 요건에는 충족돼요. 근데 저희는 멘토링은 상시적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보거든요. 잘 모르는 사람이 그냥 한번 보고 얘기해주는 게 진짜 멘토링일까요? 저희는 그건 아니라고 보고, 1기 사업 때부터 8~9년 차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를 멘토로 채용해서 상주시켰어요. 이게 구 예산에서 지원해줘서 가능했어요. 그래서 장단이 있는 거죠.


또 하나의 단점은 스타 사회적기업이 없는 거예요. 아무래도 외부에서는 함께일하는재단하면 빅워크, 씨즈하면 베네핏매거진, 사회연대은행하면 오마이컴퍼니이런 것처럼 딱 떠올라야 쟤네 인큐베이팅 사업을 잘하는 구나 생각하게 되잖아요. 실제 잘 하시기도 하고(웃음)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 건 우리가 잘못하는 건가.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그런데 신경을 더 써야 하는 건가 생각하면 부럽기도 하죠.(웃음)"


세스넷 창업보육센터의 내외부 모습


음, 그럼 이 팀은 스타로 만들어 주고 싶다? 부러우면 지는 거니까.(웃음) 이런 팀이 있을 까요? 센터장님이 편애하는 팀 하나 소개해주세요.


"외부에 잘 알려진 팀은 스누마켓으로 오랫동안 활동을 해온 ㈜자락당인 거 같고요. 워낙 알아서 잘 하니까.(웃음) 개인적으로 스타라기 보다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사회적기업가들은 이래야 한다는 팀은 3기의 선랩이라는 팀이에요. 그 팀은 건축을 전공을 하고 건축 설계사무소에서 일하던 두 청년이 만나서 10년 전부터 뜻이 맞는 자원봉사 단체들과 취약계층 주거 관련 재능기부를 해왔어요. 동작구/관악구 중심으로 활동을 하다 작년 서울시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그분들 아이디어가 당선되고 저희가 멘토링을 맞게 되면서 알게 되었어요. 당시만 해도 그분들이 기업의 형태로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본인들도 자원봉사를 계속 하다 보니 지치면서 지속이 안된다는 한계점을 느낀 거예요. 그래서 이것을 사업화해야겠다. 생각을 해서 저희랑 같이 하게 된 거거든요."


선랩의 경우에도 아까 말씀하신 지역 자원 연계 등도 이뤄지고 있나요?


"관악구에 있는 유휴공간들 연계해줬어요. 관악구에 있는 큰 가압장이란 시설이 있어요. 군데군데 있는데 안 쓰는 곳이 많아요. 그런 유휴공간들을 지역 사회적기업들과 같이 컨소시엄을 맺게 도와줘서 그쪽 공간을 개조해서 사용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죠.


이 팀이 처음 들어왔을 땐 무료 집수리나 살기 좋은 마을 컨설팅 이런 아이디어로 시작했는데, 저희가 멘토링 과정에서 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나오는 폐자재들을 활용해서 환경적인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수정했어요. 예를 들어서 원래 리모델링할 때 벽을 부수잖아요. 그걸 수거해서 버리려면 폐기물 처리 비용이 들어가니까. 이걸 최대한 원형 그래도 유지해서 취약계층 주거지 리모델링을 위해 쓰는 거죠. 폐기물 처리 비용도 아끼고, 자원도 재활용하고, 취약계층도 돕고 일석삼조인거죠."


올해는 선랩이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획득하겠군요.(웃음) 좋은 사례도 있지만 또 이런 창업자는 좀 우리하고 안 맞더라 하는 것도 있을 텐데요. 어떤가요?


"인큐베이팅 단계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동료하고 협업하는 거예요. 왜냐면 팀 개별로 하기에는 너무 힘이 없어요. 작년에 관악구 방과 후 사업이 있었는데 자격이 예비사회적기업 같은 기존 단체들만 지원할 수 있는 거였어요. 거기에 저희가 지원한 예비사회적기업 한 팀과 작년 팀(3기) 3-4 팀 같이 묶어서 지원을 해서 지역사회 실적도 쌓고 그랬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같이 협업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많이 오면 좋을 거 같아요. 보통 불안해서 그렇긴 하겠지만 다들 좀 자기 것이 너무 급급해서 다른 걸 보지 못하는 거 같아요. 그런 분들은 저희한테 오셔도 성과를 내기가 어렵겠죠."


카테고리 상에서는 어때요? 말씀하시는 인큐베이팅을 봐서는 지역기반 사업하는 분들이 더 맞을 거 같은 데요. IT나 사회혁신형 기업들은 잘 안 맞을 거 같기도 하고요.


"사실 관악구 사업을 할 분만 뽑진 않는데요, 오셔서 관악구 쪽 사업을 하시면 더 시너지가 날 거에요. 어차피 예비사회적기업을 할 때도 관악구 사업만 하면 제한적이라 확장 가능성이 없다고 좋은 평가를 못 받아요. 결국에는 창업 팀도 전국구 사업으로 가는 게 맞는데, 시작할 때는 어딘가에서 시작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에서 관악구에서 할 수 있으면 좋다는 거죠. 카테고리로는 육성사업에도 서울디자인재단이나 부천문화재단처럼 디자인/문화예술 쪽에 특화된 위탁기관이 있어요. 그런 분야는 그쪽으로 가는 게 나을 수도 있겠죠. 다른 분야는 비슷한 거 같아요. 특별히 가리지는 않아요."


이영미 센터장은 인터뷰 중간에 멘토에 대해서 얘기할 때 멀리 있는 전문가보다도 초기에 혼자인 경우가 많은 사회적기업가를 위해 때론 팀원이 되어 같이 뛰어주고,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을 때, 또 이영미 센터장을 볼 때 떠오르는 하나의 단어가 있었다. '누나', 세스넷 창업보육센터에 들어온다면 심성 좋은 누나가 한명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물론 여성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청년에게는 언니여야 겠지? 아니다. 다음에는 오빠를 찾아가 보자. 두 번째 인터뷰는 함께일하는재단의 장동열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 총괄팀장이다. 그럼 다음에 계속.


기사 송화준 | 녹취록 임대근(카이스트 화학과) | 편집 류민수(장로회신학대 신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