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웃(EWUT, 前 청년둥지)의 송주희 대표는 수원의 대표적인 청년사회적기업가이다. 희망제작소 희망별동대 3기 출신으로 2011년 수원시 사회적기업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최우수상을 받은 이력이 있다. 현재는 청년협동조합을 준비 중으로 수원의 지동에서 문화기획사 ㈜이웃과 지역커뮤니티 카페 ‘핑퐁음악다방’ 운영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처음 인연을 맺고, 2011년 봄 박원순 변호사(현 서울시장,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천개의 직업’ 수원 행사에서 만났다. 청년중심이 문화협동조합을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그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자 지동에 방문했다.

-㈜이웃이 어떤 일들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분을 위해 소개 좀 해달라.

“이웃은 놀이기획사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전반적인 문화 기획 일을 하고 있다. 특화시켜서 하는 일이 놀이라는 건데 한국 문화 속에 놀이 문화라는게 너무 없다. 게임방, 놀이공원 이런 좀 협소한 의미로 보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놀이라는 걸 좀 재정립해보자 라고 특화시켜서 포지셔닝을 한거였는데 놀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다 어린애들 대상으로 하는 걸로 아시더라. 그런데 놀이라는게 죽을 때까지 해야하는거 아닌가.”

-(주)이웃이 위치한 지동은 어떤 곳인가. 여기로 온 이유가 궁금하다.

“지동의 지가 못 지(池)다. 여기가 옛날에는 다 미나리 키우던 습지였다고 한다.(편집자 주. 미나리는 습한곳에서 잘 자라는 성질이 있다.) 할머니들이 오셔서 얘기하시는데 옛날에는 여기저기 땅이 움푹움푹 파여있고 질퍽질퍽했다고 한다. 그랬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참 좋아졌다고.(웃음) 지금도 여름에 많이 습한 편이다. 그리고 거주민의 평균 연령대가 비교적 높다. 전체인구가 만 사천 명 정도인데 이 중에 62세 이상 어르신이 30%를 조금 넘는다.

행궁동(수원의 번화지역 중 하나)에서 많이 활동할 때 우연히 거기부터 성곽길(수원 화성)을 따라오다 여기를 알게됐다. 뭐라고 그래야 할까 그 순간 막 바쁘고 번잡한 도시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이 들었다. 내가 찾는 새로운 것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여기서 뭔가 해보면 좋겠다 싶었다.”

-탁구치고 LP음악을 들을 수 있는 카페라 컨셉이 독특하다. ‘핑퐁음악다방’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

“여기로 이전하고 초반에는 우리가 하고 싶은 것만 해왔다. 좀 폼 나는 거. 신나고 재미있는 거 그런 것을 했다. 하루는 친한 이웃 어르신이 오셔서 잔소리를 세시간 하다 가셨다. 젊은 남녀가 섞여서 뭐하는 짓이냐고. 생각도 못한 거다. 아무 생각 없이 우리가 하고 싶던 것을 하다가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씩 변화했다.

여기는 어르신들이 참 많은 곳인데, 그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들이 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여기 핑퐁음악다방에서 십분정도 쭉 올라가면 위쪽 동네에 노인정도 있고 어르신들이 더 많이 산다. 어르신들이 겨울에 보니까 운동을 하셔야 되는데 다 실외 운동이더라. 어르신들이 겨울에 실내에서 하실 수 있는 운동이 없을까 조사하다가 탁구를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탁구장만 하기보다 수익모델을 접목하기 위해 고민하다가 LP음악을 떠올렸다. LP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 다방 겸 탁구장을 하자. 그래서 핑퐁음악다방이 나온 거다.”

-그럼 현재 수익구조는 어떤가, 운영에는 문제가 없나

“거의 ‘퉁’이다. 퉁이라도 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후원해주시는 분들이라던가 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여기 근무하시는 시니어 바리어스타분들 임금하고 재료하고 월세까지는 나는데 그 이상의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수익은 문화행사 기획 등 외부사업에서 내고 있다. 축제 등 행사를 기획하고 컨설팅 하는 일들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이유는 뭔가. 청년과 협동조합, 문화예술과 협동조합. 이런 것의 연결고리를 생각하면서 협동조합을 고민해왔을 것 같은데 어떤가.

“처음 팀원들과 사업을 시작할때 사업 내용으로 공방을 하자는 컨셉이 있었다. 홍대의 ‘아게하 놀이생협’을 본딴건데 공방이라는 공간을 여럿이 같이 출자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넣고 카페같은 것도 이용하는 거다. 그때는 우리가 협동조합이 뭔지도 모르고 하자고 그랬던건데, 2011년 9월 말에 조직형태를 고민하다가 팀원들이 협동조합으로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서 그때부터 스터디를 시작했다. 근데 공부를 할수록 협동조합에 입이 벌어지더라. 그 공부결과를 바탕으로 소책자를 발간하기도 했다.”

-협동조합의 어떤 면이 좋다고 느꼈나

“이상적인 거다. 사람들이 협동해서 1인 1표제의 조직체를 이룬다. 주식회사(현재 이웃의 지배구조형태)와 달리 내가 돈(주식)이 아무리 많아도 너와 나의 권리가 동일한거다. 이렇게 민주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공동으로 같이 소유를 한다는 것이 그거 자체가 거의 힘들지 않나. 문화적인 충격이었다.”

-일반기업형태와 협동조합 많이 다르다. 말씀하신 것처럼 1인 1표제라는것이 ‘기업의 민주주의다’해서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외부환경에 빠른 변화 대처가 어렵다고도 한다. 전환하기로 결정하는데 고민은 없었나

“우리에겐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원래 평등하고 민주적인 수평구조 였는데 주식회사를 만든 다음부터 뒤틀어지기 시작했다. 작년에 수원시 사회적기업 창업 아이디어 경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탔다. 근데 법인이 만들어져야 상금 지급이 이루어지더라. 법인을 빨리 만들 수 있는 것이 주식회사 밖에 없었다.

주식회사를 하면서 너무 힘든 게 뭐냐면 내가 사장이라는 거다. 계속 사장일 수 밖에 없고 자본을 계속 끌여들여야 하고 리더로서 영업도 해야 한다. 뭐 작은 조직이다 보니 회계도 직접 다 한다. 그런 압박에 시달리다 보니 팀원들한테도 수직적인 구조로 대하게 되고 업무 위주로 대하게 되고. 그래서 마찰도 좀 생기고. 나와 팀원들이 서로 요구하는 것이 다르고 팀원들도 뭔가 우리가 원래하려던 거와 다르게 수직적으로 가고 있다고 느끼고.

근데 그게 어쩔 수 없었다. 내 입장에서도 안 그러고 싶은데 주식회사라는 게 뭔지 그게 안되더라. 주식회사이면서 협동조합구조로 간다. 민주적인 구조로 간다. 그런데가 있으면 가서 도대체 노하우가 뭔지 너무 물어보고 싶었다. 나는 팀원들 월급 줘야하고 법인과 관련된 업무도 봐야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일을 끌여들여서 돈을 창출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거는 공동으로 소유하거나 민주적으로 할 수 없는 구조였다.

그런데 팀원들도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더라. 수직적으로 되는 내 자신에 대해서 괴리감을 느끼듯이 팀원들도 이 조직문화가 바뀌어가는 것에 대해서 괴리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 조합으로 하려고 했던 분들이 다시 모여 협동조합추진위원회 만들었다. 지금 전환의 과정에 있다.”

-협동조합형태로 조직을 운영하면서 바뀐 것은 어떤 것이 있나. 리더십의 변화도 있을꺼 같은데.

“스스로 보기에 가지고 있는 리더십은 강한 추진력인 것 같다. 꽂히면 ‘나를 따르라’ 하는 그런 스타일이다.(웃음) 근데 요즘은 과연 이런 리더십이 과연 필요한가 라는 생각이 든다. 협동조합은 느리게 가야 한다. 지금 이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느리게 가는 거다. 우리는 지금까지 빨리 왔다. 앞으론 점점 느리게 가려고 한다. 지동이 느린 동네라서 이 동네 분위기랑 맞춰서 점점 느려지고 있는 면도 있다.”

-협동조합을 설립하려고 하거나 주식회사형 사회적기업을 협동으로 전환하려고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 실무적인 이야기를 조금 묻고 싶다. 아직 정식 협동조합은 아닌데 이런 과도기에 어떤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앞서 말한 ‘협동조합추진위원회’를 만들어서 비영리임의단체로 일단 등록했다. 6명으로 구성된 조합원이 공간을 임대하고 인테리어 비용을 똑같이 분담해서 낸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돈이 모자라는 것은 조합원 내에서 대출제도를 만들어서 돈이 많은 사람이 대출해준다. 이자를 조금 낮게 해서 조합원들한테 대출을 해주면 이후에 갚는 거다. 이런 것들을 실험해 나가고 있다.”

-조금 다른 질문을 드리고 싶다. 협동조합이 우리 사회의 경제주체로 섰을 때,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바뀔까. 좁혀서 보자면 ㈜이웃과 핑퐁음악다방으로 인해 지동이 어떻게 바뀔 거라고 보나.

“지동에 이웃센터와 핑퐁음악다방이 있고 이런 것들이 생김으로 인해서 일단은 문화라는 것을 특별한 사람들만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커피마시는 것도 문화다. 근데 ‘카페베네’ 이런데 가면 커피한잔에 오육천원 하잖나. 할머니들이 돈이 어디있나. 하루에 파지수거 열심히 해도 오육천원 벌까 말까. 여기는 그런 분들도 선뜻 오셔서 커피를 드실 수 있다. 우리는 어르신들에게 50% 할인을 해드린다. 천오백원이면 커피를 마실수 있다. 그런 분들도 오실 수 있는데가 바로 카페여야 한다. 그게 핑퐁음악다방인거다. 그런게 맞다고 우리는 생각하는 거다.

이렇게 조금씩 사람들의 생각이 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자기의 동네에서 다섯명 이상이면 협동조합 만들 수 있지 않나. 한번 해보는 거다.” (편집자 주. 2012년 말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되면 조합원 출자금 규모에 상관없이 5명만 모이면 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계속 협동조합을 할려는 이유가 뭔가. 어떻게 보면 이것도 일종의 희생인데.

“그것을 희생이라고 보는 관점도 있겠지만 투자라고 볼 수도 있지 않나.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투자.”

-살고 싶은 세상이라. 알고 싶다. 청년 송주희가 살고 싶은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서울 한번 갔다오고 나면은 되게 힘들다. 옛날에는 그래도 열심히 서울을 다녔다. 문화적인 혜택이 서울에 다 있었던 것 같다. 만나고 싶었던 친구들도 서울에 많이 있었고. 근데 지금은 그 사람들이 우리 동네에서 활동했었으면 좋겠고 우리 동네에 그런 문화적인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내가 핑퐁음악다방 매출의 10%는 차지하는 것 같다. 엄청 먹는다. 우리 팀원들도 엄청먹는다. 싸고 맛있으니까 여기서 열심히 먹는거다. 딴 데 커피 못 먹는다. 동네마다 이런 곳이 생기면 대기업하는 프랜차이즈 카페나 빵집 다 망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제 전쟁 직후에는 다 가난했기 때문에 다 누구든 기회를 타고 확 올라갈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게 힘들다. 빈부의 격차도 너무 심하고, 학력도 다 비슷하게 월등하게 높아지고, 되게 이상한 구조로 와있는데 이 구조에서는 비슷한 사람끼리 뭉치는 방법밖에 없다.

요새 공유경제도 공부하고 있다. 여러 사회문제들이 공유경제, 협동조합, 지역공동체 이런 것들과 다 맞물려 있다. 이제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돌고 도는 것처럼 신자유주의가 정점을 찍고 다시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들고 일어서는 때가 오는거다. 지금이 그 과도기이지 않을까, 그리고 가까운 미래 십년 이십년 뒤에는 이렇게 다시 공동체주의로 회귀하려는 사람들이 오히려 앞서 나가는 것으로 인정받고. 우리는 그걸 믿고 있다.”

송주희 대표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과연 그런 세상이 될까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나를 비롯한 엔젤기자단 10여 명은 누가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동시에 ‘네’ 라고 답하고 함께 웃었다.

기사 송화준 정리 한세은, 최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