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주말은몇개입니까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에쿠니 가오리 (소담출판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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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많이 오는 날엔 그녀의 소설을 읽는다. 빗소리를 들으며 그녀의 책을 한장 한장 넘기면 나는 그녀의 책 속의 주인공이 된다. 그녀의 책은 비처럼 나를 감성으로 젖게 만든다.

p.13 종종 버스를 탄다. 역이 먼 대신 버스가 사방으로 다닌다. 노선도 복잡하고 행선지가 서로 다른 다양한 버스들이 한 정거장에 서기 때문에 알기가 쉽지 않다. 나는 원래 지리에 약해서 낯선 버스를 타면 불안감에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때로는 가벼운 소풍이라도 가는 것처럼 신이 나기도 한다.

공원이란 소제목으로 시작된 이야기. 나 또한 지리에 약해서 낯선 버스를 타거나 평소 걷지 않는 거리를 걷게 되면 불안감과 함께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한 길 위에서 방황하고 결국에 길을 찾으면서 행복을 찾는다. 그래서 그런지 불안하긴 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길을 찾고 그 길에 익숙해지고 싶다. 등줄기는 땀으로 범벅이지만, 얼굴은 해맑다. 마치 어디론가 소풍을 가는 것 마냥.

p.31 나는 초콜릿을 좋아해서, 맛있는 초콜릿은 언제 받아도 신이 난다. 뿐만 아니라 예쁜 상자에 리본까지 묶여 있는 초콜릿은 그것만으로도 왠지 '특별한' 느낌이 든다. 행복의 상징. 사랑의 선물.

책을 읽어내려 가면서 주인공의 그녀와의 공통점 찾기에 재미가 붙었다. 또 하나의 공통점 초콜릿. 단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초콜릿 앞에선 무너진다. 맛있어서 좋아하기도 하지만 특별함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그녀도 그렇지만 예전부터 초콜릿은 남자가 여자에게 선물하는 것이라고 나 또한 생각하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래서 그녀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선물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도 같이 좋아하고 특별하기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줄 때 초콜릿과 함께 준다.

p.43 항상 같은 사람과 밥을 먹는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먹은 밥의 수만큼 생활이 쌓인다.

p.54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할 때의 사사로움, 그 번거로움, 그 풍요로움. 혼자가 둘이 되면서 전혀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

p.118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편이 서로를 길들이는 것보다 훨씬 멋진 일이니까.

언젠가 '홀로서기'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했고, 홀로 하는 행동을 즐겼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혼자서 무언가를 해낸다는 것에 큰 뿌듯함을 느꼈지만, 그것은 한 순간일 뿐. 이제는 맛있는 음식을 혼자 먹어도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어딘가를 갈려고 생각하면 '누구와 같이 가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지금은 결혼이란 말보다 동행이란 말이 좋겠다. 혼자보단 둘이 좋고 둘보단 셋이 좋고, 서로의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일. 참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p.124 화해란 요컨대 이 세상에 해결 따위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의 인생에서 떠나가지 않는 것, 자신의 인생에서 그 사람을 쫓아내지 않는 것, 코스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는 것.

그녀는 단순히 사랑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만 말하지 않는다. 때론 다툼과 싸움 속에서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다. 킵 레프트란 단어를 자동차 교습소에서 배웠다고 말하며 때로는 처절하며 터무니없을 만큼 어리석다고 말한다. 하지만 차분하게 왼쪽으로 붙어서, 안심하고 가라며 또 다르게 말하며 결혼 생활의 양면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적어도 내 눈엔 주인공 그녀의 결혼 생활은 아주 행복해보였다.

행복과 불행 사이, 사랑과 증오 사이, 혼자와 둘 사이. 그 사이가 있기 때문에 조화라는 말도 있는 게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리뷰어 쏭지(송지혜) ssongji337@naver.com 블로그 "Keeeeeep G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