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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산색은 다름이 없다' [산색:운서 주굉]


가까운 산은 푸르스름한 것이 마치 남색인 것 같고, 멀리 보이는 산은 거무스레한 비취빛인 것이 마치 남색에다 청대를 물들인 듯하니, 그렇다면 과연 산의 빛깔이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산색은 다름이 없다. 다만 시력에 차이가 있어서 가까운 곳으로부터 차츰 멀어질수록 푸른빛이 비취빛이 되고, 먼 곳으로부터 차츰 가까워질수록 비취빛이 푸른빛이 되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푸른 빛은 그럴 만한 인연이 모여 푸르고, 비취빛은 그럴 만한 인연이 모여서 비취빛이 되니, 비취빛이 환(幻)일 뿐만 아니라 푸른빛도 또한 환이다. 대개 모든 존재가 모두 이와 같다.

산색 - 10점
운서 주굉 지음, 연관 옮김/호미
그대가 뽑은 한토막, 그대의 책이야기 박성진(원)

'환(幻)이다'라는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꼭 이를 풀어쓰지 않아도 그 대강의 의미는 전해지리라 믿습니다. SNS라는 것을 통해 만난 당신과 저의 인연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우리의 인연은 '0'과 '1'이라는 디지털 신호를 통해서 연결되어 있지만, 그 안에 담긴 것까지 디지털은 아니었으면 해요. 당신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