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Ⅱ/기타

[미나비리스] '지옥같은 현실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 [The house on mango house: Sandra Cisneros]


TheHouseonMangoStreet
카테고리 문학>소설
지은이 Cisneros, Sandra (Vintage, 1991년)
상세보기


 When you leave you must remember to come back for the others. A circle, understand? You will always be Esperanza. You will always be Mango Street. You can't erase what you know. You can't forget who you are.- p. 105


 예전에도 이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유치원 때. 여기서 본인이 좋은 유치원을 다녔구나, 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니 얼른 그 생각을 수정하시길 바란다. 내가 살던 곳을 같이 가봤던 남자친구도 인정한 사실인데, 그 유치원은 주변 환경이 많이 안 좋았고 당연 알파벳도 제대로 가르쳐주지 못하는 쓰레기였다. 난 그 유치한 수준에 질릴 대로 질려 윤선생을 공부했었다. 지금은 외국인 교사들이 있어서 어떤지 모르겠지만, 윤선생은 정말 싸고 효율적으로 공부하기엔 완벽한 프로그램이다. 문학작품을 접할 수 있고 외국인 선생님들이 문학작품을 읽어주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기분이 내킨다면 직접 녹음을 할 수도 있다. 게다가 학원과는 달리 무한반복도 가능하다. 아무튼 이 작품을 내가 어째서 대학에서 돈 내고 들어야 한단 말이냐. 그것도 다 공부한 것도 아니고 반만 공부한다니! 아무리 2학년 수업이라지만 이건 정말 해도해도 너무했다. 이야기가 너무 옆으로 샌 것 같다. 아무튼 초등학교 아이들, 영어를 좋아하고 책읽기를 좋아한다면 유치원에서도 읽을 수 있으니 어머님들에게 제발 기죽지 마시고 이런 책들은 원작으로 구입하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아니 어떻게 대학에 가서도 이 책을 모르는 아이들이 있다니 그게 말이 되는가. 다른 학과도 아닌 영어영미문화와 영어영문학과가? 난 정말 깜짝 놀랐다. 거의 충격을 받았다고 봐도 되겠다. 정말 이 초라한 영어관련학과를 졸업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기초 지식도 없이 여길 들어온 건가? 무슨 깡으로? 적어도 기초문학은 공부하고 들어와야 정석 아닌가? 나중엔 이런 정말 이런 명작개념소설들은 뒷전이 되고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설이 판치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심히 우려된다. 아니면 돈 버는 법 자기개발하는 법같이 '너네도 이렇게 해보세요~' 뭐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 비소설들만 판치려나?

 

아 모르겠다 내 새끼 교육을 똑바로 시키면 되지. 여기서 끊고 본론 들어가겠다.


 망고 스트리트는 에피소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소개'란을 펴보면 어떤 이쁜 여성의 그림이 나온 다음 '그녀'에 대한 주구장창한 설명이 나와 있다. 그러나 응당 소개란은 프롤로그가 아닌 이상 가볍게 넘어가는 편인지라 나는 담담하게 다음 장을 펼쳐보았다. 주인공은 '아름다운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싶은 야심찬 소녀이다. 지금 우리나라 돌아가고 있는 형편을 보면 대략 사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의 어느 사람이 '나는 적어도 욕실이 3개는 있고 지하실도 있고 계단도 확실히 안에 있고 굉장히 큰 뒷뜰이 딸려 있고 나무가 주위를 둘러싼 하얗고 아름다운 집을 갖고 싶어. 월세도 전세도 아닌 구매로.'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뭐 대충 이런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혹시나 미국은 땅값이 싸서 그런 걱정 없다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 미리 하는 말인데, 이 여자애의 가족들은 전부 스페인계 이민자들이다. 게다가 아버지는 소녀가 딴 집으로 이사가자고 하면 '복권 긁을께'라고 말하시는 분이다. 더 이상 그 집안 사정에 대해 말해 무엇하랴.;

 

 이 소설에서는 이렇게 앙증맞고 담대하기 그지없는 소녀의 시각으로 망고 스트리트에 사는 다른 사람들을 하나하나 둘러본다. 상황은 정말 절박하고 심각하기 그지없는데 말하는 사람의 어투는 유머스러움이 넘치고 재밌기만 하다. 그러나 샐리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더 이상 그 유머스러운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가 없게 된다. 어렸을 땐 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몰랐는데, 이해가 가니 샐리를 그냥 어디 구석에서 쥐어박고 싶을 만큼 밉살스럽다. 저런 여자때문에 여자들이 단체로 욕먹지. 그러나 주인공은 진심으로 샐리를 친구로서 대하고 불쌍하게 생각했는가보다. 그녀의 심성은 이렇게 자신 주변의 불쌍한 인간들을 못 본체 하지 않는다. 사실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이 재미있고 따뜻하게 읽혀졌는지도 모른다.

 확실히 지금 점점 희망도 없이 어둡게 침체되어가고 있는 우리의 시대와는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참 구차한 일이긴 하지만 어쨌던 망고 스트리트의 여자들은 참하고 돈 많은 남자를 낚을 수 있기를 기다리며 도로 위에 서 있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갔다와서 가방을 내려놓기만 하면 뛰쳐나가서 놀기에 바쁘다. 그리고 어쨌던 망고 스트리트는 그녀에게 확실히 작별 인사를 하고, 추억으로서 남았다. 이 말이 매우 적절하다. 소설 속 화자는 '자신에게서 빠져나갈 수 없는' 추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를 제외한 사람들은 아마 망고 스트리트에서 빠져나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녀는 암시한다. 주인공은 망고 스트리트의 온갖 추접스러운 남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는 샐리를 보며 마음 속으로 소리친다. 왜 저항하지 않냐고. 왜 싫다고 말하지 않냐고. 결국 그녀는 사회의 불합리한 현실에 저항하여 공간적으로는 그 속에서 빠져나왔다. 그러나 망고 스트리트를 빠져나오려면 망고 스트리트에 대한 거부감과 저항을 보여야 한다. 즉 망고 스트리트를 알고 있어야 한다. 망고 스트리트를 망각하고 있거나 혹은 망각하려고 하는 사람은 정신적으로는 빠져나왔을지 몰라도 공간적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다. 끙, 말이 너무 어렵군... 어떤 분은 이 것을 '망고나무의 저주, 악연의 굴레'라고 표현하셨지만, 난 생각이 조금 다르다. 오히려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굴레에 갖혀 사는 게 아닐까. 인력으로 광화문 광장을 강제점령한 조현X, 그리고 친히 명박산성으로 베리어 쳐주신 우리 대한민국 각하, 미쳐가는 세계를 탓할 줄은 모르고 시위대를 탓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말이다. 여기까지 하겠다.

 

자세히 보면 눈 썩는다. 가까이 가서 보지 말자.

 

 참고로 이 책은 정말 동화책같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그리고 이 책의 작가도 자신만의 아담한 집이 있다. 다른 일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 인구 많은 미국에서 이 책을 안 읽는 애들이 없다고 하니 그녀는 아마 소설만 팔고도 집을 살만큼의 여유가 있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집을 책을 써서 돈을 벌어 자신의 집까지 살 수 있다니, 대단히 존경스럽고 한편으로는 부러운 여성이 아닐 수가 없다.

 

출처: 돋을새김 http://blog.naver.com/doduls/150033523999
아... 내 경우에는 저 벽을 핑크색이 아닌 보랏빛으로 칠하면 될 것 같다.
2008년에 찍은 사진이라 한다. 나이도 드셨을 텐데, 참 곱게 늙으셨다고 해야 할까. 아름다우시다.

 

 P.S 시험도 안 끝났는데 이 상황을 어찌 해야 할까, 거의 아무도 읽지 않는 서평을 2000자 이상 쓰다니. 으아아아 시간이 벌써 저렇게 되었어... 이젠 어쩌면 좋지? 물 같은 걸 끼얹나? 

 

  
            클릭하면 제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이만, 총총.

 

김정원

내 위젯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