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Ⅱ/감동시선

도종환-봉숭아

우리가 저문 여름 뜨락에 엷은 꽃잎으로 만났다가

네가 내 살속에, 내가 네 꽃잎속에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그리움도 손 끝마다 핏물이 베어

 

사랑아, 너는 아리고 아린 상처로 남아있는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