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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Ⅰ/독서노트

[송화준의 독서노트]이케아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 전병수 지음

<3월 청춘독서모임 주제도서>라서 읽게 된 책이다. 특별한 책이라기 보다는 저자의 필력이 느껴지는 책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런 논의가 활발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야 미래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소재를 다룬 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굳이 추천 여부를 묻는다면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정도로 하고 싶다. 추천하면서 걸리는 지점은 책이 지나치게 대결적이라고 느껴진다는 것 정도? 우리 사회 문제와 세대 문제는 투쟁적인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다고 믿기에.. 내 책 <우리에게는 또 다른 영토가 있다>에서 '우리'라는 말과 '또 다른'이라는 표현을 굳이 쓴 이유이기도 하다. 편가르기 보다는 우리, 쟁취보다는 새로운 개척을 얘기하고 싶었다. 그게 이 책이 훨씬 더 완성도 높은 책임에도 아쉬운 이유이다.

저자는 이케아 세대를 이렇게 정의한다. "해외여행이나 어학연수, 유학을 경험해 해외 문화에 익숙하고 높은 안목을 지니고 있으나 가벼운 주머니 사정으로 세련됐지만 내구성 약한 스웨덴 가구브랜드 이케로 절충해 2년마다 거처를 옮기며 살아가는 30대를 뜻한다. 고학력에 최상위 멋을 알지만 낮은 몸값으로 이른바 '머리로는 샤넬을 현실은 다이소를 소비하는 세대'다. 현재 자본주의 양극화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고 전세 또는 월세로 거주하며 좋게는 '싱글라이프',  실제로는 고단한 1인분의 삶을 살고 있다. 치솟는 물가에 고용은 불안해 결혼, 출산, 양육, 내집마련 등 어느 것 하나 온전히 감당하기가 버겁다. 한국의 사회·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세대지만 허약한 내실과 먼 미래를 계획할 수 없는 삶은 마치 겉은 세련됐지만 내구성은 약한 이케아 가구를 닮았다."

책은 이케아 세대가 '취업->연애->결혼->출산->양육'으로 이어지는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선택이라기 보다는 강요된 포기 정도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이케아 세대의 등장 배경이나 사회적 요인에 대한 분석이 이 책을 읽는 유익이지 싶다.- 그리고 이는 곧 지속가능성이 사라진 사회이 연쇄적인 붕괴를 가져올 것이고 이 피해는 윗 세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질 거라는 면에서 이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이나 저항이라기 보다 복수에 가깝다고 까지 표현하고 있다. 

이케아 세대가 가진 불행의 근원은 저성장과 더불어 베이비부머 세대로 고도성장기의 과실을 쥐고 있는 기성세대의 건재와 낮은 출산율로 인한 고령화 사회의 진입이 되겠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저자는 '아프니까 청춘이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지금의 청춘은 계속해서 아픈 세대일 거라고 표현한다. 의학기술의 발달 등으로 이케아 세대가 은퇴할 나이가 되도 부모세대가 건재할 것이라는 사실은 축복이자 불행이다. 해법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이케아 세대는 영원히 은퇴할 수도 없는 세대이다. 이전 세대가 현재는 힘들어도 미래를 장밋빛을 꿈꿀 수 있는 세대였고, 실제로 그랬다면, 지금의 이케아 세대는 현재도 미래도 모두 너무 어둡다. 그래서 계속 아플 수 밖에 없는 이케아 세대다. 

이 책은 이런 문제의 해법으로 ①기업과 ②기성세대의 양보 그리고 청년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함으로서 ③노인정치를 막는 것 등으로 요약되는 것 같다. 그럼으로서 이케아 세대의 숨통을 틔워주고 그들로 하여금 미래세대를 낳고(출산), 기르게(양육)하게 하자는 것이다. 이런 해법은 결과적으로 모범답안에 가깝겠으나, 이책의 저변에 흐르는 그런 투쟁적인 방식으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사실 이 책의 저자가 선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한 표현들이지 저자도 그런 투쟁적인 방식을 끌어내기 위해서 이 책을 쓰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다만 이 책을 읽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흐를 개연성이 높다는 게 문제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이케아 세대와 이케아세대보다 불행한 세대에 포함되는 나로서는 어떻게 이 문제들을 풀어가야 할지 그게 인생의 큰 숙제로 주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나와 우리 세대, 그리고 우리 세대와 공존하는 우리 전후 세대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행복한 미래를 그릴 수 있느냐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앞으로 이런 논의들이 활발하게 이뤄져서 지금이라도 미래에 앞으로 더 심각하게 닥쳐올 문제들에 대처해나갈 수 있는 지혜가 모아지길 기대해본다. 다음달 있을 청춘독서모임이 그 시발점이 되기를.

이케아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국내도서
저자 : 전영수
출판 : 중앙북스 201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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