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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Ⅰ/언론보도

[중앙일보]새해 계획은 독서, 달리는 독서실 어때요(책읽는지하철 참가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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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지하철' 플래시몹에서 만난 강수경씨

지하철 안은 스마트폰 세상이다. 대부분 지하철에 오르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든다. SNS·메신저·게임·TV·노래 등 손바닥만한 기계 하나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여기에 반기를 든 사람들이 있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대신에 책을 읽겠다는 사람들, ‘책 읽는 지하철’이다.

한 독서 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에 몇몇이 의기투합했고, 그들 중 송화준(30)씨가 공식적인 비영리 독서 단체 ‘책 읽는 지하철’을 만들어 정기 모임을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오전 10시30분, ‘책 읽는 지하철’의 16번째 플래시몹이 열렸다. 행사 1주일 전 페이스북에 올린 공지를 보고 35명이 모였다. 합정역 인근 한 카페에서 모인 이들은 8~9명씩 4개 조로 나뉘어 각자 정한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내에서 1시간30분 동안 책을 읽고 점심을 먹은 후 다시 합정역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플래시몹이 시작되기 전, 이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강수경(25·사진 맨 오른쪽)씨를 만났다. 처음으로 책 읽는 지하철 플래시몹에 참여했다고 했다. “새해부터 책을 좀 더 많이 읽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집에서는 침대에 누워 책 보는 습관이 있어서 오래 보기 힘들더라고요. 이 행사를 통해 지하철에서 책 읽는 습관을 들여 보려고 나왔어요.”

그는 “집에 가면 피곤해서 자느라 바빠 책을 못 읽겠더라”고 했다. “요즘 어린이집과 보육교사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됐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정말 화장실 갈 시간도 없어요. 퇴근해서 집에 오면 쓰러져 자기 바쁘죠.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고요.”

그는 책을 읽고 독서 모임에 나오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전 행사 땐 플래시 몹 참가자들이 지하철 안에서 책을 보기 시작하니까 휴대전화 통화하던 사람이 다른 칸으로 옮겨가기도 하고, 자기도 슬쩍 책을 꺼내 읽는 사람도 있었대요. 좋은 에너지가 전파되는거죠. 오늘 소설 『덕혜옹주』를 가져왔어요. 욕심 부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데까지 읽으려고요.” 

만난 사람=윤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