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맨발로 텃밭에 김도 매고, 맨발로 산도 탄다. 오늘은 흙먼지가 풀풀 날 정도로 가뭄 든 산을 한 시간 가량 타는데 발이 얼얼할 정도였다. 그래도 좋았다. 폭신한 잔디밭을 걸을 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걸을 때, 촉촉히 젖은 땅을 걸을 때, 각진 돌밭을 걸을 때, 잡초가 난 논둑을 걸을 때 모두 느낌이 다르다. 각각의 땅이 발에게 말을 걸고 발이 감촉으로 내게 전해준다. 그렇게 나는 발을 통해 땅과 대화한다. 머리로 생각하고, 머리로 말하고, 머리로 세상을 살아온 내게, 세상은 발을 통해 아픔으로 혼도 내고 태양의 온기로 어루만져도 주고 그런다. 지금 나는 발을 통해 세상과 만나는 법을 다시 배우고 있다.
반갑습니다. 발화준입니다. 나는 당신에게 가는 발이고 싶습니다. 오늘의 개소리. 끄읏~
-내가 숨쉴 수 있는 곳, 춘천 김유정문학촌 우문하우스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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