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전체 중 '책의 기능'을 다룬 부분을 중심으로 발췌했다. 책읽기의 효용에 대한 깔끔하게 정리한 책을 찼던 중에 발견했다. 어렵고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을 편하게 익힐 수 있게 정리해놓았다. 편집자이자 시인인 저자의 장점이다.
아래 요약 발췌한 '책의 기능'은 책 전체로 볼 때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분량이다.(아래 이미지의 목차 참고) 다른 부분도 유익하게 읽을 만하다. 책 읽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추천. 책을 다시 손에 잡고 싶은 사람에게도.
책의 기능 1. 대화로서의 책
책의 기능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읽는 이와 저자를 소통 시키는 것이다. 책읽기의 과정은 대화의 과정이고, 또 이 대화 과정 속에서 어떤 체험적 깊이를 생성한다. 책과 나는 대화는 통상적인 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대화, 심중에 있는 것들끼리의 대화를 의미한다. 책이 의미있다면 그것은 이런 대화를 아주 낮은 자리에서 아주 간절히 교통하게 해준다는 데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언제나 책이 아니면 안 되는 깊은 대화를 희구한다. 좋은 책은 그 책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어떤 영혼의 울림을 안겨준다.
책의 기능 2. 치유로서의 책
책은 ‘질병의 통역사’가 되어 자신의 질병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를 알게 함으로서 병을 낫게한다. 책읽기는 인간을 구원하고 치유하는 행위이다. 책은 사색과 영혼의 위무라는 방식으로 삶을 새롭게 보게 만든다. 마치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우리를 어둠과 삶의 근원적인 문제들로부터 구원의 길을 보여준다. 조금씩 흐릿하게, 그래서 현시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책이 주는 지식(정보)은 그것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활용될 때 의미가 있다. 그 지식이 자신에게 충격해오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정서적 반응이다. 책은 현실과 거리를 취할 수 있게 돕기도 하고,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게도 하고, 또 현실에서 도피하게도 한다.
책의 기능 3. 오락으로서의 책읽기
책읽기는 오락의 측면에서도 아주 우수한 매체다. 다양한 오락거리가 생김으로 최근 그 위세가 약해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나, 책읽기의 재미는 맹목적인 재미와는 그 차원을 달리한다. 극단적인 경우 지루한 상태에서 찾아오기도 한다. 그리고 몰입한 가운데 찾아지기도 한다. 책읽기가 재미만 안겨주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를 떠난 책읽기 역시 상상할 수 없다. 독서는 만화책이든 판타지든 즐길 수 있는 책읽기부터 시작하라. 곧 더 재미있는 책읽기가 다른 곳에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책의 기능은 즐거움을 주는데 있고, 즐거움에는 여러 층위가 있다.
책의 기능 4. 지식으로서의 책
책의 역사는 곧 지식의 역사다. 인류가 가진 지식의 많은 부분은 책의 형태로 전수되어왔다. 현대는 정보의 범람이 이뤄진 시대이다. 정보의 선별적 기능, 정보의 분별력이 보다 중요하다. 책이 거의 모든 지식의 담지체였던 시절은 지났다. 오랜 책의 우위 시대가 서서히 타 매체와 공존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그래서 책의 위기가 논의되는지도 모르겠다. 책에 담긴 정보는 그 과정이 생생히 드러나면서 지난 시절의 정보의 내용까지 검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쓸모없는 지식이 내일 새롭게 재조명될 여지가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럴때 오랜 시간을 두고 진화해온 지식이 더 의미있을 수도 있다.
책의 기능 5. 인간학으로서의 책
책이 인간을 탐구한다는 사실은 오래된 진실이다. 책이 다름 아닌 인간의 것인 까닭이다. 책이 직간접적으로 인간학에 몰두해온 역사는 오래되었다. 인문이란 장르가 바로 의미하는 것이 이것이거니와 비단 인문 분야가 아니더라도 책은 모두 인간에 대한 이해로 수렴된다. 책은 ‘깊이’라는 무기로 인간의 삶을 조망하게 한다.
책의 기능 6. 더 ‘깊이’ 알게 하는 기능
당장 쓸모가 없는 무용의 세계인 문학은 특별한 취향의 사람들이 향유하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다. 문학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또한 현실적으로 즉답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문학이라는 ‘깊이’는 단세포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학의 언어는 사고가 깃든 집이다. 언어는 사유의 모든 것이다. 우리의 정보 세계를 구성하는 것의 많은 부분은 언어다. 언어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의 사고 체계를 조직화하고 재구성한다. 문학의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과 실용적인 언어만 사용하는 민족은 삶의 차원이 다르다. 문학서든 실용서든 읽고 싶은 것을 읽는 가운데 서서히 책이 지닌 이 ‘깊이’의 작용이 이뤄진다.
책의 기능 7. 감성을 일깨우는 책
지성을 갈고 닦아야 하듯 감성 또한 갈고 닦지 않으면 개발되지 않는다. 학창시절에 읽었지만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한두 편의 시에 평생 의존해서 우리의 감성을 함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시를 많이 읽어야 한다. 또한, 일면 감성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추리소설도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 흔히 간과하는 문제인데 감성에는 지적인 자극이 반드시 필요하다. 삶이라는 감각을 질료로 하여 지적인 자극 끝에 감성이 만들어진다. 책이 감성을 붇돋운다 함은 감성을 생성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람들 속에 있던 무엇을 눈앞에 보여주는 것이다. 책은 자신이 보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맡는다.
책을 거듭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재독)
첫째, 책을 읽을 당시에는 자신의 지식이 못 미쳐 보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 볼 수 있다.
둘째, 인식이 못 미쳐서 못 깨달았던 것을 다시 깨달을 수 있다.
셋째 자신의 철학이 못 미쳐 구할 수 없었던 지혜를 다시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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