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건강을 먹고 기업가는 신뢰를 판다. 좋은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목표다. 

코엑스에서 여성발명협회의 주관으로 열린 행사장의 홍보부스에서 '건강한 전통'의 박정미 대표를 만났다. '건강한 전통'은 전통 음식문화을 계승하면서, 다문화 여성들에게 요리 강습도 해 주고, 아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건강식단도 보급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부스에서는 떠서 먹는 저염 청국장의 시식회가 열리고 있었다. 참가자들에게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고 활용법을 설명하던 박 대표는 강행군으로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주위 사람을 뜨겁게 만든다. 박정미 대표는 SGS아카데미에서도 열정적으로 교육에 참여하여 SGS 1기 졸업생 중 최우수 졸업장을 받았다. 본인은 운이 좋았다고 이야기 하지만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눈에도 특별하게 보였음이 틀림 없다.

환자를 보듬던 마음으로 만드는 건강한 음식

박정미 대표는 조금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지금은 전통음식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 딸아이의 엄마이자 간호사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전형적인 한국 아줌마였다. 

그녀는 어떻게 사회적 기업 창업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시작한 것일까.

"2년 전까지 산부인과 간호사였어요. 어느날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통티어스엉’이라는 여성이 병원에 출산하러 왔죠. 그녀는 산욕열(편집자 주: 분만으로 인해 생긴 성기의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임 •감염하여 고열을 내는 질환)로 아기를 낳은 후 바로 퇴원하지 못하고 병원생활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레 친해지게 됐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퇴원 후에도 찾아가서 예방접종 시기나 주의사항 등을 알려주다가 다문화가정 사회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다문화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가 음식 문제였는데 본인들이 고향의 음식을 못 먹는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남편 또는 시어머니에게 한국음식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주부로서 잡채나 육개장 같은 한국음식을 가르쳐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전업주부가 아니다 보니 좀 부족했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친어머니, 시어머니 모두 음식에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라, 직접 옆에서 거들다 보니 한국의 전통음식에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시어머니(장세주. 72)는 여강 이씨 종가 종부이자 40년간 식당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TV에도 자주 출연했을 만큼 뛰어난 음식 솜씨를 자랑하는 분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다문화 여성들에게 전통음식을 가르쳐주기 위해 시작한 일이 오히려 스스로 전통음식의 재발견하는 계기가 된셈이다.

“이제 그들의 문제에서 나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사실 자녀들이 아토피로 고생을 많이 하였는데 원인은 잘못된 식습관과 인스턴트 음식 때문이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일하는 엄마로서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우리의 전통음식에 무관심한 내가 원인임을 깨닫게 된 것이죠.

그 뒤부터는 음식관련 기사를 스크랩하고 <음식혁명>같은 책을 사서 보고 주변의 엄마들과 독서모임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건강식을 만들어 나누어 먹으며 여러 활동을 했습니다. 다문화여성들과의 음식교류도 계속 이어갔고, 결국은 건강한 전통음식을 이어 받아 새로운 음식문화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병원에서 퇴직하고 즉시 장단콩 500kg을 트럭에 싣고 시댁이 있는 경주 양동마을로 내려가 시어머니와 함께 메주를 쑤고 장을 담그며 전통 손맛을 배웠습니다. 그러면서 기능성을 강화하기 위해 염분을 줄이고 죽염의 비율을 조절하는 실험을 계속했습니다. 결국 샐러드에 활용가능하고 아이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죽염간장소스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무안 해풍 무염 청국장이나 죽염간장소스 제품을 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하는 일이 사회적 기업인 것도 나중에 알았다고 한다. 

“주변에서 제가 하는 일을 보고 소셜벤처경연대회를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2010년 12월에 전국소셜경연대회에 지원하고 본선에도 진출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회적 기업을 잘 몰랐습니다. 그 이후에 또 지인들이 이런 저런 정보와 소식들을 알려주었는데, 그 중에 SGS사회적기업가아카데미 모집요강이 눈에 띄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사회적 기업을 배워보고 싶기도 하고, 주부로 간호사로 살아왔기에 경영에는 문외한이라서 그런 부분들을 배워보고자 SGS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SGS지원 자금으로 지은 공장 통해 지역사회 공헌할 것

창업 후 가장 어려운 점이 재무회계 부분과 경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이었는데, SGS아카데미는 삼성과 성균관대 경영학 교수들이 가르친다는 점에서 확실하게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녀는 1기 최우수 수료생이기도 하다.

“운이 좋았습니다. 덕분에 삼성에서 3,000만원, 경기도에서 2,000만원을 저리로 융자 받아 사업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남 무안에 땅과 건물을 구입해서 공장을 지었습니다. 장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황토방과 공간을 마련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공장을 세우고, 제품 개발하고, 제품 인증 받고, 상표등록하고 홍보하고 모두 혼자서 해결해야 하다 보니 어느새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적극적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홍보와 더불어 판로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물었다. 

“일단 상용화된 제품의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고 항생제나 방부제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유통기간이 짧은 것이 단점입니다. 대형마트는 제품특성상 힘들 것 같고 당분간은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판매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합니다. 관공서나 기업에 대량으로 선계약을 맺어 판매하는 방식도 고민 중입니다. 다행히 본사가 있는 군포시에서 관심을 갖고 있어 논의 중입니다."

'건강한 전통'은 마을공동체 형태로 주민과 같이 작업하는 것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수작업이 많다 보니 농촌의 다문화여성이 함께 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을 거라고 했다. 

앞으로 이런 ‘건강한’ 기업이 잘 성장하여 전통을 지킴은 물론, 다문화이주여성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주민들에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본 기사는 나눔나우와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의 공동취재 형식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양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는 예비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삼성, 경기도, 성균관대의 공동 사회공헌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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