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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건 인상깊은 구절 중 뭘 갔다 붙여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고로 이 책에서는 평가만 하기로 하겠다.
일단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권 마지막에서 5명의 주인공들은 4개의 출구를 두고 갈등하게 되는데, 출구를 선택하는 데서 둘로 나눠진다. 하나는 준수가 고른 길 또 다른 하나는 아마도 여정이 고른 길로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책을 반 정도 읽고 난 후에는 꺼꾸로 뒤집어서 뒷부분부터 다시 중간까지 읽어야 한다. 굳이 새드엔딩과 해피엔딩을 따지자면, 하나는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새드엔딩이고, 또 하나는 뒷맛이 씁쓸한 해피엔딩이다. 작가님은 어느 쪽부터 먼저 읽어도 상관이 없다고 하셨지만, 나는 이왕이면 순서대로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2-2에서 스파이의 작전이 엿먹는 장면이 나오는데, 2-1을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아는 사람의 즐거움이라고 할까 ㅎㅎ
딱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이 스토리의 부수적인 '책'내용이 좀 더 길었더라면 더 재미있었을 것이란 점이다.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탈출 시나리오에서 느낄 수 있는 스릴감보다는 인간의 심리라던가 그런 정적인 부분을 너무 강조해서 재미가 반 이상 경감되었다. 그리고 인물 시점이 너무 왔다갔다해서 스토리가 연결되기보다는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아이디어 부분을 더 강조했더라면 이렇게 스토리가 두서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해서 미로게임을 만들었더라면 더 재밌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1권에서의 심리적인 스토리는 조금 줄이고 2권 스토리에서 남은 탈출루트 2개를 넣어서 엔딩을 4개로 만든다. 뭐 작가언니의 의도는 아니겠지만 흥행을 고려해서 커플도 좀 맺어주고. 우리나라 게임계에선 은근 고전게임도 먹히는 편인데 '고전팩션게임'을 내세워 동인계열로 만들었더라면 그럭저럭 유명해지지 않았을까. 뭐 작가님이 동인계를 알리도 없고 여기는 어디까지나 내 상상력이지만. 어떤 분이 리뷰에서 이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게 어떨까 하는 의견을 제시하셨는데, 사실 스토리가 뚝뚝 끊기는 것 자체가 문제라서 영화로도 그닥 메리트가 없다.
이 책에 점수를 후하게 줄 수 없어 미안하지만, 언니의 새로운 상상력 자체엔 감동을 받았다. (실제 그렇게 된다면 무시무시한 내용이지만.) 다음에 언니가 또 소설을 출간한다면 제일 먼저 읽고 널리 홍보하겠다.
미로게임이 화제가 되서 하는 말인데, 최근 일본에선 이 '유메닛키'라고 하는 미로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걸으면 완성되는 게임이라나. 뭐 나는 게임은 컨트롤러로 막 다루는 타입이라 별로이지만.
리뷰어 미나비리스(김정원) 블로그 '마호가니 서재에서 헤드폰을 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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