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식이 끝나자마자 돌아와 벌거숭이가 되었다. 하숙집 2층 창문을 열고는 둘둘 만 졸업장 구멍을 돋보기 삼아, 보이는 만큼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그러고는 그 졸업장을 책장 위로 던져 버렸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큰대자로 드러누워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았다. 또, 자신의 미래를 상상했다. 그러자 그 사이에서 하나의 경계선이 되고 있는 이 졸업장이라는 것이 의미가 있는 듯하기도 하고 없는 듯하기도 한, 묘한 종잇장처럼 생각되었다.
-나쓰메 소세키(일본 소설가, 메이지 시대의 대문호, 대표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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