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Purple(Int'lEdition)
카테고리 문학>소설
지은이 Walker, Alice (Harvest,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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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pore, I'm black, I may be ugly and can't cook, a voice say to everything listening. But I'm here.- p. 210


 시험때문에 봤다곤 하지만, 교수가 미리 스포일러를 팡팡 뿌려댔기는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처음부터 끝까지 육성으로 읽었다.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서 사실 시험은 거의 안중에도 없었다. 책 처음 부분부터 내용 스케일이 감당못할 만큼 크다. 주인공은 흑인여성 샐리이다. 그녀의 어머니는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하고, 그는 샐리를 강간한다. 결국 샐리는 그의 아이를 두 명이나 낳게 된다. 이 모든 게 이 소설의 첫 1장에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이 정도면 막장 드라마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후 어머니가 죽자 아버지는 셀리의 나이와 비슷한 새엄마를 새로 구하며, 셀리는 바람핀 전 아내를 죽인 미스터란 사람에게 동생 네티대신 시집을 간다. 동생 네티는 곧장 샐리를 따라서 미스터의 집에 들어가지만 영문 모를 이유로 집에서 쫓겨난다. 이후 네티에겐 소식이나 편지 하나 없다. 그리고 샐리의 집에는 그녀가 동경했던 집시 셕이 미스터의 애인으로서 찾아온다.

 얼마 안 있어 샐리는 셕에게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레즈비언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그 쪽 부분은 인터내셔널 버전보단 무삭제판, 그러니까 unabridged edition을 사서 읽으면 좋을 듯하다. 본인이 리뷰를 쓰는 책은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후자는 해외배송이다. 셕은 분석적으로 말하자면 양성애자인 듯하다. 샐리는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는 몰라도 남자들의 성적인 접촉을 개구리에 비유하며 매우 싫어하는 편이고, 여성밖에 좋아할 수 없는 듯하다. 아무래도 내가 보기에 미스터는 다시 샐리를 사랑하게 되는 듯한데, 샐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남자를 사랑하지 못하는 점도 슬픈 일이고 그녀의 첫사랑이 하필이면 자유분방한 셕이란 점도 슬픈 일이다. 이 책에서는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떤가'라는 태도이지만. 아무튼 현명한 흑인여성들의 태도로 인해 온갖 남성들과 백인들이 벌려놓은 일들이 수습되고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왜 아프리카에서 사는 백인들은 마을을 마구 파괴하고, 미국에서 사는 흑인들은 천대받으며 사는 것일까. 가깝게 지내고 싶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대표적인 백인과 흑인의 관계를 꼽자면 흑인여성 소피아와 백인시장의 딸일 것이다. 소피아는 어렸을 적부터 너무나 많은 폭력을 당해서 자신의 몸을 방어하려 파이터(;;;)로 성장해왔고, 백인시장의 딸은 흑인들에게 가정사의 모든 것들을 의존하지만 흑인들을 차별하는 전형적인 백인가정에서 성장해왔다. 그들은 매일같이 사소한 일로도 심각하게 다투지만, 그 것 자체만으로도 뭔가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들이 싸운다는 것 자체가 상대방을 인간으로서 대등하게 취급한다는 것 아닌가, 즉 소통을 한다는 것이 아닌가! 백인과 흑인의 관계, 그리고 혼혈 흑인과 아프리카 토종 흑인의 관계가 소설에서 어우러지면서 이야기의 주변자리들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백인들은 무조건 악독하다는 이야기도 없고, 흑인들은 무조건 선하다는 이야기도 없다는 점이다. 그저 '인간'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작가 앨리스가 얼마나 인간들에 대해 깊이 고찰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인간들에게 긍정적인 감정과 애정을 품고 있는지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소설 속에 아담과 이브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집어넣은 점도 흥미있었다. (근데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이 소설에 대한 스포일러라서 일단 읽어보시라 추천만 하겠다.) 이전에 <미친년>을 읽다가 종교와 페미니즘의 관련성에 대한 책으로서 <현경과 앨리스의 신나는 연애>라는 책을 소개받은 적이 있었는데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엇다.

 이 책의 특이한 점은 글이 서술형이 아니라 편지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이중차별을 받는 주인공들의 심리를 더욱 잘 파고들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누군가의 사생활을 읽는다는 소소한 즐거움 때문인지 글이 매우 쉽게 느껴진다. 영어가 서투른 사람들도 왠만큼은 중간부분까진 쉽게 읽을 수 있다. 샐리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흑인들의 방언을 그대로 편지에 옮겨 적었기 때문이다. gonna의 줄임말인 gon을 자주 사용한다거나, give를 git라고 쓴다거나, 문법이 보통 영어와는 좀 다르게 섞여 있다거나... 그러나 기본적인 언어만 이용한다면 사전을 찾아볼 필요도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다. 영어공부에 좋겠다 뭐 이런 추천을 해줄 순 없지만 영어책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이 책을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특히 독자가 여성이라면 글이 저절로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끝까지 보지 못했지만 영화도 몇십년 전에 나왔다고 한다. 가운데 위쪽이 샐리 역을 맡은 우피 골드버그, 가운데 아래쪽이 소피아 역을 맡은 오프라 윈프리이다.


 

 

P.S 샐리는 온갖 구박을 받지만 꿋꿋이 살아가는 여성이다. 비록 잡초밭에서 자랐지만 그녀는 끝까지 살아남아 잡초같은 난이 되었다. 그저 당신이 열심히 현재를 살기만 해도, 무언가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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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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