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넷의 정선희 상임이사는 한국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 전문가다.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을 주제로 책을 집필했고, 세스넷을 설립하여 사회적기업 창업, 교육  컨설팅 등의 다양한 지원사업과 전문봉사인 프로보노 사업을 개척하였다. 정 상임이사를 만나 사회적기업 육성에 몸 담으면서 느낀 소회와 사회적기업가들이 갖췄으면 하는 덕목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Q. 세스넷은 어떤 곳인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2004년에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책을 썼다. 당시에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담론도 형성이 안 돼 있는 상황이었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이 2007년도에 만들어졌다. 사회적기업육성법과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문을 맡았다. 

법이 시행될 시점에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한 중간기관이 ‘함께일하는재단’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위해 지식과 기술과 네트워크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적 기업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양한 형태의 자문이나 컨설팅 등 네트워크 연계를 해줄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고민했다.  

세스넷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사회적기업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전문가 네트워크로서 프로보노 집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100명의 전문가가 모여 있다. 정부에서 사회적기업 컨설팅이나 경영지원 등의 육성책이 많이 나왔다. 고용노동부와 지자체에서 하는 사회적기업 지원프로그램은 대부분 운영해본 것 같다. 이 분야에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Q. 세스넷의 사회적기업 지원 형태에 대해 얘기해달라.

“사회적미션과 비즈니스모델을 통합적으로 고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어떤 사람은 경영마인드는 있는데 비영리 영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렇듯 기존에 갖고 있었던 익숙한 것들에 개입을 해서 사회적기업의 성격에 맞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창업을 하려면 뚫어야 할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못 뚫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나 기업에 제안해서 사업 참여기회를 갖고 싶어도 설명할 기회를 얻기 어렵다. 또 아이디어나 능력은 뛰어난 데 초기자금이 없어 일이 더뎌지고 진전이 안 되기도 한다. 볼 때마다 안타깝다.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런 기회를 제공해주려고 노력한다.

다만 지원 방식에 있어서 실적을 만들 수 있는 기회와 자금을 마련해주는 정도가 옳은 듯하다. 직접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회와 자원을 찾는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때론 창업자의 희생정신도 필요하다. 풍족한 선상에서 창업하는 게 꼭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Q. 왜 사회적 기업이 필요한가. 앞으로를 어떻게 전망하나.

"애초부터 ‘사회적기업은 기업이다’라고 주장해왔다. 사업적기업 도입기에는 비영리나 복기기관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프로그램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었다. 상당히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사회적기업 분야에서 일하기 전, 기부와 펀드레이징 그리고 기업 사회공헌 컨설팅을 해왔다. 전통적인 사회복지는 자선에 집중한다. 최근의 사회복지는 비영리마케팅, 펀드레이징, 소셜엔터프라이즈가 트렌드다. 

자립의 수단을 준다는 점에서 사회적기업에 매력을 느꼈고 근본적인 해결방식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전통 사회복지 영역과 기업사회공헌 영역, 사회적기업의 영역이 뒤섞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마켓 밸류도 커질 것이다. 청년들이 도전해볼 만한 영역이다. 여기가 진짜 블루오션일 수 있다.”


Q. 예비 사회적기업가에게 경영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꼭 필요한 일이다. 헌데 '사회적기업에 맞는' 경영을 가르쳐야 한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에서 이에 대해 연구된 게 거의 없다. 일반 기업에서 하고 있는 경영을 그대로 사회적기업에 이식하면 안 맞는 것이 많다. 일반 기업에는 이윤의 극대화라는 가치가 있지만 사회적기업은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가치의 교차점에 있다. 그렇다 보니 사회적기업은 때론 돈 버는 기회를 포기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이는 일반 기업의 경영과는 맞지 않다.

현재 시행되는 교육프로그램 대부분이 경영 따로 사회적 목적 따로이다. 분리된 방식은 옳지 않다. 비즈니스모델과 융합된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학계부터 기본적인 연구가 안 돼 있다. 우선 이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Q. 사회적기업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인가?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고 분석해서 기회를 찾는 스킬과 경영에 관련된 스킬이 연결되는 지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균형잡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사회적가치와 경제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에 있어서 일상적으로 이 둘 간의 긴장과 충돌이 발생한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의 리더십이나 조직의 변화관리에 대해 연구된 게 없다보니 제반 이슈는 있는데 이를 해결할 만한 조직문화, 리더십, 경영전략에 대한 교육이 안 된다. 사례공부도 해외 사회적 기업의 역사를 공부할 게 아니라 그들이 어떻게 조직을 변화시키고 문제를 극복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Q.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해야 한다. 나의 경우도 그랬다. 처음 ‘기부정보가이드’라는 웹사이트를  만들 때 2년 동안 남의 사무실 책상 하나 얻어서 매일 출퇴근하면서 글을 올렸다. 점점 ‘이사람 누구야’ 하고 사이트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늘었고 1년 하고도 반이 지나자 여러 단체에서 연락도 받고 강의에도 나가게 되었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돈을 버는 것도 아니었지만 설레고 재미있으니까 했던 거다.

지금은 지원제도가 이전보다 많아졌다. 한편으론 부작용이 우려스럽다. 누군가에게 지원받고 도움을 받는 것에 감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세스넷의 프로보노 컨설팅도 비싼 자원 중의 하나인데 공짜로 제공되니까, 그 가치를 모르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있다. 외부지원은 내가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의 하나로서 생각해야지 지원자체가 사업의 중요한 축이 되면 안 된다.

그리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자기성취를 확인하고 경험하라. 사회적기업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가는 페이션트 비즈니스(patient business)이다. 빨리 이루려고 할 때 미션드리프트(mission drift)를 경험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잘된 사례을 보면 대개 10년 이상 된 곳들이다. 우리나라도 초기에 시작한 ‘동천모자’ 같은 취약계층모델은 7~8년이 지나 손익분기를 넘었다. 벤처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와 함께 일해보는 경험을 해봤으면 한다. 지역밀착적인 활동을 하면 다른 데서 얻기 힘든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스스로를 훈련하는 장으로 활용해보라.”


본 기사는 나눔나우와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의 공동취재 형식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양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는 예비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삼성, 경기도, 성균관대의 공동 사회공헌프로그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