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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감동시선

도종환-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당신과 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방풍림처럼 바람을 막아주지만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서 있는 나무처럼 
그대와 나도 그렇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이 맑아서 산 그림자를 깊게 안고 있고
산이 높아서 물을 늘 깊고 푸르게 만들어 주듯이 
그렇게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과 물이 억지로 섞여 있으려 하지 않고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거기 있지만
그래서 서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 
그렇게 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만약 그대가 먼저
홀연히 바람으로 사라지는 날이온다면
미련없이 나도 그대와 함께
하늘로 훨훨 날아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대 가슴에 철썩, 짧은 글 긴 여운 조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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