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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소셜미디어 시대의 균형은 균분(均分)이 아니라 균합(均合)이어야 한다.

2012 체인지온 비영리 미디어 컨퍼런스의 주제인 '사람, 아날로그, 디지털의 삼각관계와 균형'에 관하여.

-사회적기업가, 비영리활동가를 위한 제언-

소셜미디어 시대로 넘어오면서 어떤 사람은 소셜미디어에 중독되고 누군가는 소셜미디어를 외면한다. 어떤 이는 페이스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하다. 이 순간 우리는 자연스레 '균형'을 떠올리게 된다. 균형이란 뭘까? 

많은 이들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말할 때의 균형은 균분(均分)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즉 고른(적절한) 시간 등의 분할이다. 운동 1시간, 독서 1시간처럼 디지털과 아날로그도 이렇게 구분해서 사용하면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 본 업무 몇시간 트위터 홍보 몇시간 이런식으로 말이다.

우리는 이 균형의 정의를 다시 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디지털시대의 균형은 균분(均分)이 아니라 균합(均合)이어야 한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관계에서 말하는 적절한 균형은 상호 연계와 복합의 시너지 속에서만 가능하다. 즉, '어떻게 고루 합칠 것인가'가 질문이어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그 자체가 삶과 구분지어는 생각할 수 없는 속성을 지녔다. 또한 이를 분리하고자 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괴리되고 '진정성'을 상실하게 된다. 디지털 소통을 일로 여기는 순간 시간은 더욱 부족해지고 효과는 반감된다. 사람들은 저 사람이 소통하고자 하는지 홍보하고자 하는지 직감적으로 느낀다. 홍보하고자 할수록 상대의 불쾌감만 높아진다. 반대로 진정으로 소통하고자할 때 홍보도 되는 '역설'이 우리를 기다린다.  

필자는 페이스북에서만 1만명 이상의 커뮤니티 2개와 천명 이상의 커뮤니티 다수를 운영하는 등 직접 관리하는 커뮤니티가 10개를 넘는다. 트위터 등 기타 채널을 포함하면 그 양은 더욱 늘어난다. 시간 배분의 관점으로 보면 하루종일 온라인에만 집중해도 24시간이 모자를 판이다. 

하지만 균합의 관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관리를 위해 따로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어떤 의미에서 온라인(온라인 만을 위한) 소통 비용은 '제로'에 가깝다. 더 나아가서 오프라인 소통비용까지 줄여주기도 한다. 연락할 일있으면 트위터로 하고 회의와 토론은 페이스북으로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프라인에서 여럿이 만나 하는 스터디모임에도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온오프라인에서 소통에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면 갖는 장점은 무엇일까. 첫째, 서로 정제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사람은 글로 옮길 때 한번 더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우리가 나눈 얘기를 따로 기록하지 않아도 자료가 그대로 남는다. 셋째, 그 자리에 참여하지 다른 사람들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일어나고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이렇듯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대척점에 두는것이 아니라. 사람의 근본인 아날로그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툴로서 나에게 합치시키고, 디지털을 능동적으로 조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오픈해야한다. 위의 장점 중 세번째가 사회적기업과 비영리 단체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비영리는 가치를 전파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해 호응을 얻어내야 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사회적기업이나 비영리 단체가 일따로 페이스북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픈된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회의도 하고 고민도 털어놓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이는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영리기업에게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사회적기업과 비영리는 그 핵심이 바로 '가치의 공유'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만이 가질 수 있는 비교우위의 지점인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사회적기업/비영리단체여, 소셜미디어를 오프라인 세상을 바꾸는 툴로 활용하라. 디지털을 '일'로 여기지 말라. 디지털이 우리의 아날로그를 촉진할 수 있도록 고민하라. 내부 소통의 과정을 개방하라. 더 많이 개방하라. 우리에게는 소통 그 자체가 홍보이고 사명이어야 한다. 그것이 핵심 가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