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조용히 들어주는 사람이 필요할 때
시끄럽게 해결책을 제시했고
그대 손을 잡고 울어주는 사람이 필요할 때
잘난 척 충고했습니다
그대를 사랑하는 마음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넓어졌지만
그럴수록 미움도 커졌고 오해도 깊어졌습니다
생각처럼 풀리지 않는 그대와의 관계를 고민하며
폭풍이 몰아치는 언덕을 거닐다가 문득
촛불 켜진 예배당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텅 빈 예배당.
그 안에서 촛불은 저를 버리고 있었습니다
제 온몸을 불사르며 어둠을 밝히고 있었습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면서도 나 어디 한 번
그대를 위해 내 온 몸 불사른 적 있었던가요
나 언제 한 번 그대를 위해 내 모든 것
내준 적 있었던가요
제 몸을 버려 밤을 밝히는 예배당 촛불 앞에서
나 사랑의 진리를 깨닫습니다
몸과 마음은 물론 영혼까지 다 내주고도
오히려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랑의 간절함을 생각합니다
나 이제 그대 앞에 한 자루 촛불로 서겠습니다
이 한 몸 던져
그대를 밝히는 사랑의 불로 타오르겠습니다
촛불이 타버린 예배당에 여명이 찾아듭니다
세상은 어느새 환한 빛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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