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고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애덤 스미스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 또 선량하고 미덕을 갖춘 삶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답을 준다.

-공정한 관찰자 
인간은 이기적이기만 한 존재일까? 인간은 수많은 사람의 목숨보다 자기 손가락의 아픔에 더 격렬하게 반응할 정도로 이기적이지만, 자기 손가락과 수많은 목숨을 바꾸는 선택지를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이기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간의 기본 바탕에는 선한 본성이 있고 내면의 '공정한 관찰자’가 이를 지켜본다.

공정한 관찰자란, 인간의 상상 속 인물로, 우리와 대화를 나누며 우리의 행동이 도덕적인지 확인해주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물이다. 인간의 행동은 공정한 관찰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진다.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은 남이 대신해 감옥에 갇혔을 때,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은 모른 체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지만, 그는 그 사실을 괴로워하고 자수한다. 이는 공정한 관찰자의 존재가 있기에 가능한 행동이다. 우리는 공정한 관찰자를 자주 떠올릴 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사랑 받을 때, 사랑받을 만한 자격을 갖추었을 때 행복을 느낀다. 공정한 관찰자의 존재는 내가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지 판단하는 존재의 역할을 한다. 스스로 자격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칭찬(사랑)을 받을 때 사람들은 불편함을 느낀다. 그 칭찬은 엄밀히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진짜 모습을 비교하고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스스로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지 못할 때 거짓 칭찬에 빠지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우리의 ‘자기애'는 때로 자신을 속인다. 이를 ‘자기기만’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기적인 행동을 이타적인 행동으로 포장하기도 한다. 이 역시 자신을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생각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실제 모습이 아닌 이상적인모습으로 바꿔 생각하는 것이다.

-관계의 적절성
우리는 상대와의 친소관계에 맞게 적절하게 감정을 교류해야 한다. 이것이 사랑스러움의 시작이고, 이상적인 관계의 출발이다. 인간은 자신과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이 일치하고 조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우리는 기쁨이 작을수록, 슬픔이 클수록 더 쉽게, 빨리 공감한다. 하지만 복잡하게도 사람들은 슬픔보다 기쁨에 공감하길 좋아한다. 결혼식에서 우리는 순간적이나마 결혼당사자 못지않게 기쁨을 느끼지만, 장례식에서 우리는 고통은 당한 상대에 비하면 턱없는 슬픔밖에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슬플 때 나만큼 상대방이 슬퍼하기를 기대하는 대신, 내 슬픔을 조금 낮추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상대방이 슬퍼할 때는 자신도 상대만큼 슬픔을 느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감정 조절의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우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 관계의 적절성을 지키는 것은 신사의 기준이다.

신중, 정의, 선행
적절한 행동이 신사의 기준이라면, 신중, 정의, 선행 이 세가지 미덕은 사랑(존경과 축하)받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들이다. 신중함은 건강과 돈, 평판 등 인생과 연결된 모든 것들을 현명하게 ‘보살핀다'는 의미다. 신중한 사람은 활동적이며 자신을 꾸준히 관리한다. 신중한 사람은 진실하고 정직하다.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지 않고, 남의 일에 끼어들기를 즐겨하지 않는다.

정의는 타인에게 피해 혹은 상처를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 소극적인 미덕이다. 정의는 비교적 흑백이 분명하다. 자신이 당하고 싶지 않을 일을 타인에게 하지 말라. 남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지만, 이런 본성은 공정한 관찰자의 공감을 얻을 수 없다. 공정한 관찰자를 의식하는 사람만이 자기애를 꺾고 정의롭게 행동할 수 있다. 

선행은 쉽게는 좋은 일을 한다는 의미다. 선행은 정의를 실천하는 것보다 어렵다. 선행의 원칙은 정의의 원칙처럼 ‘맞다, 아니다’ 이분법적으로 간단히 분류할 수 없다. 때로 상대의 선의에 더 크게 보답해도 상대는 만족하지 못할 수 있고, 더 작게 보답하거나 안 해도 오히려 상대가 만족할 수도 있다. 이렇듯 선행의 원칙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기적인 행동을 이타적인 행동이라고 착각하기도 쉽다. 자기기만에 빠지기 쉽다. 이를 잘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에 맞춰 행동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신에게만 해당하는 독특한 원칙이라도 상관없다. 이처럼 선행의 원칙을 가졌을 때 자기중심적인 성향을 스스로 경계하면서 선행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법
세 가지 미덕을 갖추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인간은 주변을 넘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싶어한다. 범주를 확대했을 때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욕구는 더 많은 사람에 의해 충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 최고의 방법은 정해져 있지 않다. 내 의도와 다른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자신의 업을 소중히 여기고, 자기 일을 잘 해내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경제학에서 한 사람의 사과에 대한 수요는 사과 가격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개인이 모인 사람들의 전체 수요는 사과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사회는 인간의 복잡한 상호관계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겨난 결과물이다. 미덕을 갖춘 개개인의 삶이 미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것이 사회를 더 좋게 만드는 핵심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을 목적이 아니라, 행운의 결과라고 생각하라.

-결론
공정한 관찰자의 존재를 자주 떠올려라. 관계의 특성에 맞게 적절하게 행동하는 법을 터득하라. 자신을 보살피고(신중),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며(정의), 자신만의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에 따라 주변을 보살피라(선행).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이 위험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주변에 충실하라. 그 이상의 것은 행운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추구하지 말라. 그것이 진정 세상을 바꾸는 길임을 명심하라.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국내도서
저자 : 애덤 스미스(Adam Smith),러셀 로버츠(Russell Roberts) / 이현주역
출판 : 도서출판세계사 2015.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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