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작성 이현미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알렝드 보통이 23살에 쓴 처녀작이라고 합니다. 저를 비롯해, 오늘 모임에 참석하신 몇 분이 스무살 초반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번역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나이가 들고 이 책을 다시 접하게 되니 공감이 많이 간다고 하셨습니다. 작가는 20대 초반에 쓴 책을, 동양의 여성들은 책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다니…. 철학교육과 경험의 차이일까요? 아님 누구 말대로 알렝드 보통은 천재 아니면 변태 일까요? 


어쨌든, 이 책에 대한 평가는 작가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처럼 심리묘사가 뛰어나다는 평이 다수였고,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또한, S군은 책 내용 중에 사랑의 정당성을 의심하게 되면 지옥이라는 구절을 얘기하면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끼리 연애하면 최악이라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상대방에게 배려를 해줄 수 있지만,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칫 폭력으로 가게 된다는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스스로 불행을 찾아간다고 하는군요. 자존감과 더불어, 사랑의 권력에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랑에 있어서 한쪽은 약자, 한쪽은 강자일 수 밖에 없다며, 더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일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9년간의 긴 연애를 하고 계신 참석자 분의 말씀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남녀관계는 서로를 키워주고 싶음 마음을 가지고, 양육 하거나 구속하지 않는 게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주셨습니다.



그 외에, 의미 부여에 관련해서, 사랑하게 되면 운명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의미 부여를 하게 된다는 의견과, 전화기는 전화를 하지 않은 연인에게 고문 도구라는 구절이 와 닿았다는 의견, 책 구절 중에 “나의 실수는 사랑하게 될 운명을 어떤 주어진 사람을 사랑한 운명과 혼동한 것이다. 사랑이 아니라 클로이가 필연이라고 생각하는 오류였다. (중략) 우리가 만나고 못 만나는 것은 결국 우연일 뿐이라고, 989,727분의 1의 확률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은 동시에 그녀와 함께하는 삶의 절대적 필연성을 느끼지 않게 되는 순간, 즉 그녀에 대한 사랑이 끝나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다. 라는 구절이 와 닿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또한 “사랑이냐 자유주의냐” 하는 챕터에서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 하면서 동시에 상대를 마음대로 살게 해주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에 대해 살짝 토론을 했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이 딜레마 인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믿음을 바탕으로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주는 것이 건강한 관계라는 나름의 결론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책의 발제자 이미진씨는 이 책을 읽으면 생각나는 영화가 <<500일의 썸머>>라고 하시며, 영화 중에 인상 깊은 부분을 보여주셨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는 감독이 알렝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를 읽고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소설의 남자 주인공과 영화 남자주인공은, 연인과 헤어지고, 다시는 사랑을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상대방을 만나 다시 사랑하게 되죠. 영화처럼,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는 것이 세상이치인것 같습니다. 


중국 속담에, 연은 있으나, 분은 없다 라는 말이 있는데요. 뜻은 연인이 헤어지게 되는 경우, 연은 있어 만나게 되었으나, 분은 없어 헤어지게 된거라는 말입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이, 영원할 것만 같았던 사랑도 끝나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그럴 때는, 상대방은 나의 연분이 아니었구나하고 인정하며,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랑을 하면서 나의 새로운 모습도 알게 되고, 자아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계속 사랑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겠지요. 노희경 작가의 책 중에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유죄>> 라는 제목처럼, 우리 모두 사랑하도록 노력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