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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Ⅰ/독서노트

[송막내의 독서노트] 지금 잘 자고 있습니까? (조동찬 지음, 팜파스) - 잠에 관한 팩트을 알려주다

한 동안 불규칙한 수면을 하면서 무너진 신체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9시 이후에는 무드등만 켠채 생활하다 10시에 잠자리에 들고 다음 날 6시 반에 일어난다. 나름 잘 적응해가는 중이고 특별히 어려움을 느끼진 않는데, 우연히 만난 이 책의 한 챕터가 호기심을 일으켜 발췌독(책 전체가 아니라, 부분만 읽음) 했다.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읽고 정리한 것은 '7장 잠에 관한 팩트’이다. 수면에 대한 연구 내용을 소개하는 장인데 근거 내용을 구체적으로 옮기지 않았다. 따로 페이지도 표기 하지 않았다. 자세한 연구 출처를 알고 싶다면 책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하 7장 발췌 요약
지금 잘 자고 있습니까?
국내도서
저자 : 조동찬
출판 : 팜파스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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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야 외울 수 있다
학습 능력은 장기기억에 따라 결정된다. 장기기억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아직도 탐험할 여지가 무궁하지만, 수면 시간이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깨어 있을 때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며, 관절과 근육을 움직이고 그 움직임의 균형을 찾는 데 쓰던 것과 같은 양의 에너지로 뇌는 자면서 장기기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자면서 뇌는 서로 대화한다
대뇌피질은 감각 기관으로 오는 모든 자극을 1차적으로 받아들이고, 운동이관으로 보내는 모든 신호를 최종적으로 관장한다. 해마는 측두엽 가운데 아래쪽에 위치한 뇌의 작은 부분으로 기억과 학습을 돕고 감정을 조절한다. '대뇌피질과 해마와의 대화(미국 워싱턴 대학 신경과 연구팀, 미국 국립과학학회지 게재 눈문)’에 따르면, 각성 상태에서는 대뇌피질에서 해마로 보내는 신호가 강하고 반대로 수면 상태에서는 해마에서 대뇌피질로 보내는 신호가 강하다. 뇌에 입력한 정보는 해마에 저장된 후 다시 대뇌피질로 이동해야 오랫동안 활용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장기기억이다. 

우주여행보다 잠, 텔로미어가 길어진다. 
텔로미어는 세포의 염색체 말단 부위를 골무처럼 감싸면서 염색체가 풀어지지 않게 보호하는 부분이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고, 일정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염색체 속 유전자도 보호받지 못해 결국 세포 분열이 멈추고 노화가 진행된다. 그래서 텔로미어를 ‘생명과 노화의 시계’라고 부른다. 미국 프리스턴 대학 연구팀이 9세 어린이 1,567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을 조사한 후 텔로미디어 길이를 측정했다.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어린이의 텔로미어 길이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인종, 성별, 사회경제적 상태는 결과에 별 영향이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면 시간이었다. 

여성에게 잠잘 시간을 보장하라
영국 캠브리지 대학 연구팀이 남성 428명, 여성 521명을 대상으로 남녀의 신경망이 어떻게 다른지 측정했다. 신경망의 양에 있어서는 남여 차이가 없었다.그러나 신경망의 발달 부위는 확연히 달랐다. 남성은 뇌의 앞쪽과 뒤쪽을 연결하는 신경망이 여성보다 우세하게 발달했다. 여성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망이 남성보다 우세하게 발달했다. 남성은 좌뇌 혹은 우뇌 한쪽을 잘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지만, 골고루 활용하는 것은 불리했다. 반명 여성은 한쪽 뇌를 발 빠르게 활용하는 것은 불리하지만, 뇌 전체를 골고루 활용하는 것은 유리했다. 남성이 공간 파악 능력과 근육 운동 정확성이 뛰어나고, 여성이 추리력과 언어 능력이 탁월한 이유가 명확하게 설명된다. 또한 여성은 기억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편도와 해마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들은 기념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남성들은 불필요한 다툼을 피하기 위해 외울 뿐이다. 과거의 기억과 감정을 기반으로 뇌를 사용하는 능력이 남성보다 우세하다는 얘기인데 여성의 직관력을 설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남녀 뇌의 차이는 수면 패턴에도 영향을 준다. 실험 대상자들의 수면 주기를 뒤흔들어놓은 후 평소 잠드는 시간에 자게하는 방법으로 수면의 질을 수면다원검사로 측정했다. 평소보다 늦게 자거나 조금 일찍 일어나면 깊은 잠을 자는 시간이 줄어들었는데,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감소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뇌를 더 폭넓게 구조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습관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시작은 서늘하게 끝은 따뜻하게 
잠잘 때(입면 시)는 서늘한 느낌이 드는게 좋다.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섭씨 19~23도를 서늘하게 느끼고, 겨울에는 섭씨 21~25도를 시원하게 느낀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입면 과정을 돕는 서늘함이 깊은 잠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더운 여름 에어컨을 켜놓으면 잠은 잘들지만 자다가 에어컨을 끄려고 다시 일어나게 된다. 여기에는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다. 잠을 자면 신진대사량이 줄어서 체온이 자연적으로 떨어지고 체온이 내려가면 서늘함을 느낀다. 몸이 춥다고 느끼면 신진대사량을 늘려 열을 만들어야 하고, 뇌가 깨야 한다. 체온에는 피부 표면 체온과 심장이나 내부 장기 등의 중심 체온이 있다. 중심 체온이 춥지 않고 서늘해야 숙면할 수 있다. 여러 수면 연구에서 몸의 중심 체온이 깨어있을 때보다 딱 1도 낮아질 때 뇌가 깊은 숙면을 하기에 좋았다. 그리고 몸이 중심 체온을 1도 낮은 상태로 유지하려면 피부 체온은 몸의 중심 체온보다 0.4도 높아야 한다. 피부 온도가 중심 온도보다 약간 높아야 피부 혈관이 이완되고 몸의 중심에 모여 있는 열이 피부의 이완된 혈관을 통해 계속 발산할 수 있다. 자기 전 찬물을 마시는 것은 심부 온도를 낮춰 수면에 도움을 주는 반면, 찬물 샤워는 피부 온도를 낮춰 수면에 방해를 줄 수 있다. 따뜻한 물로 30분 동안 반신욕을 하는 것이 피부 체온을 높여 숙면에 도움을 준다. 

4-7-8 호흡법
숨을 ‘푸우’하고 내쉰 후 4초 동안 코로 천천히 들이마신다. 7초 동안 숨을 멈추고, 8초 동안 숨을 천천히 내쉰다.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가 60초 만에 잠들 수 있게 한다고 화제가 된 4-7-8 호흡법 얘기다. 여기에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활용한 수면 유도법이 숨겨져 있다. 숨을 천천히 쉬면 혈중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 중추신경계는 산소보다 이산화탄소 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으면 두통, 손발 저림, 심할 경우 시력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피곤함, 어리러움, 실신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뇌만 놓고 보면 실신은 깊은 잠과 같다. 복식 호흡법과 명상도 같은 원리로 몸이 휴식할 때 활성화되는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입면을 돕는다. 

주말 몰아 자기
적정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한 것을 ‘잠 빚sleep debt’이라고 한다. 빚을 갚지 않으면 채무자에 시달리는 듯이 저절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졸음을 유발한다는 의미다. 미국 UCLA 대학 연구에서 주말에 몰아 자는 것이 혈압과 혈당을 안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반대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연구팀은 30-54세 성인 남녀 447명을 대상으로 주말 몰아 자기 효과 점검 결과 혈압과 혈당이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요일 수면 패턴이 흐트러져 자율신경계와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역효과는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2시간 이상 늦게 일어나거나, 권장 수면 시간보다 2시간 넘는 10시간 이상 잤던 사람에게서만 나타났다. 평일 수면 패턴에 악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2-2법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주말 늦잠을 자더라도 2시간을 초과하지 말고, 적정 수면 8시간에서 2시간(총 1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 

수면제의 불편한 진실
미국 식약처의 수면제(졸피뎀)의 지침 사항 22페이지 문서 중 첫 번째 페이지에 ‘수면제는 우울증을 악화시키거나 자살 생각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2008년 호주의 젊은 여성이 수면제 복용 후 잠들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은 일도 있었다. 수면제 복용 후 이상 행동으로 사고를 당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연이어 보고 되었다. 불면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다른 신체 정신 질환의 증상인 경우가 많다. 불면의 원인을 찾고, 원인을 치료하려고 노력이 중요하다. 수면제는 단기간 복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커피냅coffee nap을 하라고요? 
커피냅이란 커피를 마시자마자 자리에 누워서 20분 동안 잠을 자는 것으로, 짧은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일부에서 제기된 이론이다. 카페인이 각성 효과를 나타내기까지는 20분 정도 걸리는데, 이 시간 동안 카페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잠이 들 수 있고 20분 동안 잔 후에는 잠시나마 잔 효과와 카페인의 각성 효과가 더해져 피로 회복감을 더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페인은 피로 물질이자 수면을 유도하는 아데노신을 분해하지 않는다. 아데노신이 신경세포 수용체에 달라붙어야만 뇌는 피로와 졸음을 느낀다.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에 달라붙어서 아데노신이 신경세포에 달라붙는 것을 지연시킨다. 카페인의 일시적인 각성 및 피로 회복 효과의 원리이다. 카페인 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커피로 각성 효과를 누렸던 동안에도 끊임없이 누적되었던 아데노신이 더 큰 피로감을 불러일으킨다. 커피냅을 구성하는 커피와 낮잠은 둘 다 바른 수면을 방해한다. 

수면의 플라시보 효과
잠을 제대로 못 잔 피실험자에게 잠을 잘 잤다고 말해줬더니 기억력과 주의력이 20% 더 높아졌다. 잘을 잘 못자면 멜라토닌 호르몬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 분비된다. 수면을 유도해 어떻게든 대뇌 기능 회복을 꾀해야 하기 때문이다. 잘 잔 후에는 멜라토닌 분비는 줄어들고 히포크레틴과 같은 각성 호르몬을 늘려서 주의력과 기억력이 좋아지게 된다. 그런데 실제로는 잠을 잘 못 잤는데 잠을 잘 잤다고 믿는 것만으로도 비슷한 호르몬 변화가 나타난다. 꿈도 플라시보 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 악몽을 꿔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길몽이며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때 꾸는 꿈이라고 말해줬더니, 악몽 꿨을 때 심장 박동 수와 혈압에 변화가 없고 스트레스 호르몬도 분비되지 않았다. 자기 전에는 명상하고 일어나서는 착각하는 것이 잘 자는 중요한 비법이다. 하지만 수면과 꿈의 플라시보 효과는 실제 깊은 수면과 유쾌한 꿈이 주는 긍정적 효과에는 미치지 못하며 장기적 효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평상 시 수면 비법이라기보다 시험이나 면접 날처럼 당일 컨디션일 중요한 날의 준비 요령으로 알아두는 게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