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이 일본 여행 중 느낀 감상과 드로잉을 담았다. 중년 남성이 가진 고민과 젊은 감성의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진 에세이였다. 가볍게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었고, 머리와 몸이 가벼워졌다. 이래서 독서가 앉아서 하는 독서라고 했나? 책을 통해 거창한 무엇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면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하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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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이라는 말도 그냥으로 듣지 않는 사람들이 가끔은 버거울 때도 있다. 나를 걱정하는 마음이 그 안에 깔려 있음을 알지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것이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아닐까? 60
이번 여행에서 곰곰 생각해 보니 그림이 내게 행복을 가져오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만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 그러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잊지 않게 하는 것 같았다. 행복하고 싶다. 80
오늘의 길이 거의 끝나가는 곳에 앉아 물을 마셨다. 길의 끝에 도착하기 위해 걸은 것은 아니다. 걷는 것 자체를 위한 걸음이었다. 삶의 목적이 최종 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84
사랑은 시작될 듯 말 듯한 순간이 가장 애틋학 아름답다. 이별이 곧 다가올 것을 알 때 가장 괴롭고 아프다. 102
오늘의 목적지를 찾아 걷다가 근처임을 알리는 표지판을 만나거든 다른 골목으로 걸어가 보자. 항상 계획을 벗어나는 순간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다. 작은 일탈이 여행을 더 신나게 만든다. 152
오랜 시간 여행하는 기차나 버스, 비행기에서 낯선 이와 좁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 팔걸이를 공유해 가며 갈 때,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걸지 못하면 참으로 어색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심호흡을 하고 용기를 한번 내 본다.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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