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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독서야말로 우리 인간이 해야할 본분'[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


 번쩍번쩍 빛나는 좋은 의복을 입고 겨울에는 갖옷에 여름에는 발 고운 갈포옷으로 종신토록 넉넉하게 지내면 어떻게는가? 그것은 비취나 공작, 여우나 너구리, 담비나 오소리 등속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향을 풍기는 진수성찬을 조석마다 먹으며 풍부한 쇠고기 양고기로 종신토록 궁하지 않게 지내면 어떻겠는가? 그것은 호랑이나 표범, 여우나 늑대, 매나 독수리 등속도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연지분을 바르고 푸른 물감으로 눈썹을 그린 미인과 함께 고대광실 굽이굽이 돌아들어가는 방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세상을 마친다면 어떻겠는가? 아무리 모장과 여희같은 미인이라도 물고기는 그를 보면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버린다. 돼지의 즐거움이라 해서 금고이나 소제의 호화스로운 놀이보다 못할게 없는 것이다.
 
 그러나 독서 한가지 일만은, 위로는 성현을 뒤따라가 짝할 수 있고 아래로는 수많은 백성들을 길이 깨우칠 수 있으며 어두운 면에서는 귀신의 정상을 통달하고 밝은 면에서는 왕도와 패도의 정책을 도울 수 있어 짐승과 벌레의 부류에서 초월하여 큰 우주도 지탱할 수있으니 , 이것이야말로 우리 인간이 해야 할 본분인 것이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10점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창비(창작과비평사)

추천가족 : 김용남(바로가기)

 우리가 '북 나눔나우' 라는 공간에서 함께 하는 것도 독서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겠지요. 페이스북으로 인해 책을 읽을 시간을 빼앗거나, 책을 멀리 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그대, 이번 주말에 무슨 책 읽을 예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