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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감동시선

신경희-지금도 나는 그대에게 가고있다.

세상이 아무리 가지말라 붙잡아도
나는, 당신에게 가고 있습니다.

당신 계신 곳에서
들꽃 같은 당신의 웃음을 보았고
당신 계신 곳에서
만추에 걸려 있는 보름달을 보았습니다.

겨울에는 눈꽃산이
가는길을 붙잡았고
여름에는 은빛물결 파도가
나를 불러세웠습니다.

그러나,
나는 당신에게 가고 있습니다.
비바람속에 꺽이지 않는 시누대처럼
휘청휘청 몸이 흔들려와도

퉁퉁 부은 발목을,
골짜기 흐르는 물, 자갈 위에 담그어
짙어진 주홍빛 석양 끝에 담겨진 그리움
풀빛이 묻어나는 당신의 파란 미소

지금도, 나는 당신에게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