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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미나비리스] '말도 안 된다. 청춘이 아픈 세상이 되서는 안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아프니까청춘이다인생앞에홀로선젊은그대에게
카테고리 시/에세이 > 나라별 에세이
지은이 김난도 (쌤앤파커스,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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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 사람이 그대의 커다란 바다다.


 친구가 이 책을 쓰레기라고 평가했는데, 이유는 셀 수 없이 많았지만 간단히 요약해서 요점은 이것이었다. "우리 십대, 이십대가 대체 왜 아파야 하는가? 청춘은 무조건 힘들고 아프게 겪어야 하는가?" 본인도 그 것에 찬성한다. 앞으로 이런 제목의 책이 나와서는 안 된다. 
 게다가 그의 주장에 기초한 실험들과 이론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가 나름대로 겪은 세계도 너무나 좁아서 가슴이 미어질 정도다. 그의 인생을 찬찬히 살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는 공부밖에 한 것이 없다. 아르바이트도 그 쉽다는 과외밖에 한 것이 없다. 게다가 그가 제시하는 온갖 실제 예시들조차 서울대에 다닐 여유가 있는 부유한 '서울대'학생들 뿐이다. 교육장으로 삼자면 세상이 가장 혹독하고도 광활한 곳이다. 그런데 왜 교육의 장소를 대학의 범위로 축소시키는가? 왜 우리의 사정을 그토록 '잘 알고 있다는' 그가 '꼰대처럼' 청춘의 세상을 대학이라는 감옥 속에 가두는가?

 그리고 일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전부인 것 마냥, 그가 말하는 모든 조언의 궁극적인 목표는 '취업'이다. 엄마의 '엄'자에도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한다. 자신의 '일'도 하지 못하고 자식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는 엄마의 마음씨 때문이란다. 한숨만 나올 뿐이다. 왜 엄마, 아니 '전업주부'는 자식에게 희생만 해야 하는가? 취미를 배우면서, 사회에 봉사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도 있다. 차라리 그런 예시를 들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뻔했다. 자식을 '제약'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어떻게 감히 엄마의 '희생'에 눈물겹다고 말할 수 있는가? 잡초없이 꽃만 자라는 세상, 그 곳의 기계적이고 뒤섞인 향기는 그저 역겹기만 할 뿐이다.

 청춘이 아픈 이유는 이 책에서도 밝혔듯이, 꼰대와 그 꼰대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 꽉 막힌 세상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사회에 대한 모든 질문에 묵묵부답이다. 본인은 그의 강연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는 아이에게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이 것은 신자유주의 때문이란다'라는 말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왜일까? 책을 어느 정도 들춰보니 자신이 쓴 글을 홍보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조선일보에 연재도 하고 있다고 한다. 얼씨구. 일명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조선일보에 글연재를 하고 있으니 사회와 정치에 대해 얼마나 눈치가 없고 무식한지 그 수준을 알 만하다. 게다가 누군가가 진정성의 정치성에 대해 물어보니, 잠시 카메라를 꺼달라 요청하고는 대략 이렇게 말하더라. "어떤 국회의원님도 저를 밀어준다고 하셨는데, 전 정치할 생각이 없습니다. 트랜드로서 그 말을 거론했을 뿐입니다." 말은 청산유수다. 근데 카메라 켜고 당당히 이야기해보시란 말이다.  

 만일 당신이 보편적 복지를 꿈꾸고 있다면, 30대 40대가 되어도 부유층과 빈곤층이 친구관계를 유지하는 사회를 꿈꾼다면. 이런 책이 세상으로 수출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난 이 책이 매우 부끄럽다. 국제적 망신이 따로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수준을 그만큼 반영하기 때문에.

 

물론 사람은 평생 공부하면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공부'가 정말 자기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지,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하면서까지 해야 하는지는 본인이 생각해야 할 문제다.

 

P.S 혹시나, 혹시나 이걸 유머로 썼는가 해서 덤으로 이 말을 남겨본다. '해봐서 아는데'는 유머로 사용해선 안된다. 모르면서 안다고 하는 사람을 은근히 비꼬는 단어란 말이다. 제발, 유머도 좀 정확히 알고서 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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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