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Ⅱ/감동시선

함민복-긍정적인 밥

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 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이야기 Ⅱ > 감동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호승-봄길  (0) 2013.02.04
이성진-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0) 2013.01.12
용혜원-내 마음에 머무는 사람  (0) 2012.12.08
김시천-안부  (0) 2012.12.03
고은-아직 가지 않은 길  (0) 2012.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