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속 만연한 개인주의
건강사회 핵심은 경쟁보다 조화
[전효관 서울특별시 하자센터 센터장]'사회적기업'이란 말이 낯선 분들이 계실 것이다. 또는 이 말이 형용 모순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기업'이 이윤 창출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삼지 않고 좋은 의미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모습을
떠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기업의 역사'라는 책은 12세기 출현한 회사체인 '콤파니아(compagnia)'를 라틴어로 '빵을 나누어 먹다'라는 뜻이라고 적고 있다. 맥락은 다르지만 유교적 전통에서 보면 기업은 사회적 책임과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성을 중시하는 조직이기도 하다.
내가 일하는 '하자(haja)센터'는 요즘 청년 사회적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열정이 소멸해가는 시대에 청년들이 힘을 합쳐 새롭고 매력적인 일거리를 만들고 경험해보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한 편에서는 거대한 입시 체제 아래서 개인들 간의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좁은 반경 안에서 자기만 알도록 자라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쟁조차 할 수 없는 어려운 현실을 겪으며 탈락한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해볼 의지도 갖지 못한 채 자라나고 있다.
사 회 전체에 자신만 아는 개인들이 모세혈관처럼 퍼져나갈 것만 같아 두렵다. 절박한 시점이다. 청(소)년들을 탓하거나 걱정할 때가 아니라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줘야 할 때다. 왜 정부나 기업들은 청년들에게 열정을 만들 장을 열어주기보다는 열정이 없는 그들 탓만 하는 것일까? 청년들이 사회적인 일에 참여하고 사회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보다는 고립된 채 개인적인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난하는 것일까? 기성세대가 걱정하고 분석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과 에너지로 바꿔 쓴다면, 또 청(소)년들이 협력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만 있다면, 아마 놀랍고 새로운 결과가 얻어질 것이다.
여기 증거가 있다. 하자센터 청년들은 경기도 이천의 율면에 10여명이 내려가 도ㆍ농 교류를 통해 농산물 나눔이라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 곳 청소년들의 형과 누나가 돼 같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한다. 그 곳의 농산물로 음식 메뉴도 개발하고 마을을 좀 더 살기 좋은 농촌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콩세알'이라는 사회적기업이 그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중소기업 컨설팅 연구원으로 있었지만 이 일이 더 만족스러워요. 연봉을 따지고 자기 길만 보는 사람이 아닌 주변과 같이 가려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까요." "일이라기보다는 내가 살고 싶은 고향을 만드는 기분이에요." "이름 있는 기업에서 일하지 않아도 농촌에서 재밌게 잘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들과 네트워크가 잘 된다면 농촌에서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이들이 이 사회를 지탱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인재이자 체인지 메이커들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했지만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보헤미안처럼 살거나, 아니면 자존감을 버리고 생존에 매달려 아등바등 사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 경쟁해서 패배하게 하는 길을 택하지 않고 서로 협력해서 같이 사는 경험의 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인재들인 것이다.
지금은 '사회를 위한 경영학'이 나와야 할 때이다. 이 경영학을 통해 경쟁이 아니라 '협업'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협업을 위한 현장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이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사회적기업들을 응원하고 이런 청년들을 위해 힘이 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들은 지금 "솔로로 사는 것은 잘 사는 것이 아니다"고 우리 사회를 향해 말을 걸어오고 있다.
전효관 서울특별시 하자센터 센터장
건강사회 핵심은 경쟁보다 조화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기업의 역사'라는 책은 12세기 출현한 회사체인 '콤파니아(compagnia)'를 라틴어로 '빵을 나누어 먹다'라는 뜻이라고 적고 있다. 맥락은 다르지만 유교적 전통에서 보면 기업은 사회적 책임과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성을 중시하는 조직이기도 하다.
내가 일하는 '하자(haja)센터'는 요즘 청년 사회적기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일을 하고 있다. 열정이 소멸해가는 시대에 청년들이 힘을 합쳐 새롭고 매력적인 일거리를 만들고 경험해보는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다.
한 편에서는 거대한 입시 체제 아래서 개인들 간의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좁은 반경 안에서 자기만 알도록 자라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쟁조차 할 수 없는 어려운 현실을 겪으며 탈락한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해볼 의지도 갖지 못한 채 자라나고 있다.
사 회 전체에 자신만 아는 개인들이 모세혈관처럼 퍼져나갈 것만 같아 두렵다. 절박한 시점이다. 청(소)년들을 탓하거나 걱정할 때가 아니라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줘야 할 때다. 왜 정부나 기업들은 청년들에게 열정을 만들 장을 열어주기보다는 열정이 없는 그들 탓만 하는 것일까? 청년들이 사회적인 일에 참여하고 사회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보다는 고립된 채 개인적인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비난하는 것일까? 기성세대가 걱정하고 분석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과 에너지로 바꿔 쓴다면, 또 청(소)년들이 협력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보여줄 수만 있다면, 아마 놀랍고 새로운 결과가 얻어질 것이다.
여기 증거가 있다. 하자센터 청년들은 경기도 이천의 율면에 10여명이 내려가 도ㆍ농 교류를 통해 농산물 나눔이라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 곳 청소년들의 형과 누나가 돼 같이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한다. 그 곳의 농산물로 음식 메뉴도 개발하고 마을을 좀 더 살기 좋은 농촌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콩세알'이라는 사회적기업이 그것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중소기업 컨설팅 연구원으로 있었지만 이 일이 더 만족스러워요. 연봉을 따지고 자기 길만 보는 사람이 아닌 주변과 같이 가려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까요." "일이라기보다는 내가 살고 싶은 고향을 만드는 기분이에요." "이름 있는 기업에서 일하지 않아도 농촌에서 재밌게 잘사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들과 네트워크가 잘 된다면 농촌에서 하고 싶은 일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나는 이들이 이 사회를 지탱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인재이자 체인지 메이커들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했지만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보헤미안처럼 살거나, 아니면 자존감을 버리고 생존에 매달려 아등바등 사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서로 경쟁해서 패배하게 하는 길을 택하지 않고 서로 협력해서 같이 사는 경험의 장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바로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인재들인 것이다.
지금은 '사회를 위한 경영학'이 나와야 할 때이다. 이 경영학을 통해 경쟁이 아니라 '협업'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협업을 위한 현장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이 좀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런 사회적기업들을 응원하고 이런 청년들을 위해 힘이 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들은 지금 "솔로로 사는 것은 잘 사는 것이 아니다"고 우리 사회를 향해 말을 걸어오고 있다.
전효관 서울특별시 하자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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