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헤어진 후

Category : 이야기 Ⅱ/감동시선 Date : 2013. 3. 2. 02:17 Writer : 송막내

왜, 나라고 생각나지 않겠어요.

왜, 나라고 그립지 않겠어요.

왜, 나라고 잊을 수 있겠어요.

그냥 우기는 거죠

나는 괜찮다고.

 

길었던 머리를 자르면

귀 밑으로 지나가는 자그마한 바람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손톱을 조금만 짧게 깎아도

손끝살이 닿을 때마다 예상치 못한 아픔을 느끼게 돼.

하물며,

가슴 속에 담았던 사람을 잃었는데, 어찌 온전할 수 있겠니?

 

우리가 헤어진 건 다른 이유는 없었어.

그냥 우리가 덜 사랑했던 거

덜 절실했던 그거지.

너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생각해봐.

우리가 사는게 사막이고 내가 물 한 컵이었다면

네가 나를 버렸을 것 같아?

 

사과 역시 자기들끼리 닿아있는 부분에서부터

썩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다.

가까이 닿을수록 더욱 많은 욕망이 생기고

결국 속으로 썩어 문드러지는 모양이

사람의 집착과 비슷했다.

'이야기 Ⅱ > 감동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정태-전화  (0) 2013.03.29
이해인-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0) 2013.03.06
은희경-헤어진 후  (0) 2013.03.02
박정호-분노의 딸딸이  (0) 2013.03.01
이정하-그립다는 것은  (0) 2013.02.14
이정하-그립다는 것은  (0) 201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