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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감동시선

고은 - 봄날은 간다

이렇게 다 주어버려라

꽃들 지고 있다.


이렇게 다 놓아버려라

저녁 바다 아무도 붙들지 않는다.


바다 층층

쥐치

감성도

멍게

우럭

광어 농어

새꼬시

할머니 부채 같은 가자미

그 아래층 말미잘의 삶이 있다.

삶이란 누누이 어느 죽음의 층층이라고

말할 나위도 없이


지상에 더 많은 천벌이 있어야겠다.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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