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최근 도시광산(Urban mining)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커졌다. 첨단제품 수요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희소금속 수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탓이다. 흔히 '산업의 비타민'에 비유되는 희소금속은 매장량이 적거나 추출이
힘들면서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금속이다. 그럼에도 채굴 비용이 늘어나고 중국의 사례처럼 자원을 '무기화'하는 상황이 벌어져 공급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이 난국을 풀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바로 도시광산이다.
도시광산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은 일본이다. 도시광산이라는 용어도 1980년대 일본 도호쿠대학 선광제련연구소 난조 마치오 교수가 처음 사용하면서 만들어졌다. 같은 지하자원이라도 석탄이나 석유는 태워서 사용하면 그걸로 끝이지만, 금속은 사용한 뒤에도 폐기물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먼저 폐전자기기등을 수거한 뒤 전자회로 등을 남겨두고 불필요한 부분은 따로 재활용한다. 전자제품을 잘게 분쇄한 뒤 자석을 이용해 금속만 걸러내기도 한다. 이후 이 금속들을 녹는 점이나 산과의 반응 등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분류한다.
간단히 말해 폐전자제품과 폐전선 등의 산업폐기물에 남아 있는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도시광산은 일본이 '신자원 부국'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지만, 도시광산의 금속 '매장량'을 보면 자원부국 소리를 듣는 것도 농담이 아니다. 일본 물질재료연구소가 2007년 측정한 바에 따르면 일본이 도시광산으로 얻을 수 있는 금 축적량은 6800톤에 이른다. 세계 최대 금 자원국인 남아프리카 매장량 6000톤을 능가하는 규모다. 은 역시 6만톤으로 전세계 매장량 23%, 액정텔레비전이나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인 인듐도 약 1700톤이 전자제품 안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다할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눈에 번쩍 뜨이는 얘기다.
효율성 면에서도 도시광산은 기존 방식보다 뛰어나다. 도시광산 폐기물은 광석에서 채취하는 원석보다 금속 함유비율이 훨씬 높아 경제성이 있다. 금 광산 원석 1톤에서 채취하는 금이 평균 4g정도인 데 반해 휴대전화 1톤에 포함된 금은 약 280g 이다. 여기에 은 1.5kg에다 희귀금속도 회수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리듐과 탄탈, 네오디뮴등은 첨단 IT제품에 필수로 사용되는 희귀금속들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도시광산에 거는 기대도 커졌다. 중국 등 신흥공업국이 성장하면서 희귀금속에 대한 수요는 늘어났다, 반대로 공급은 줄어드는 사태가 벌어졌다. 공급감소에는 희귀금속 생산국들이 수출제한에 나선 것도 원인이 됐다. 희귀금속은 지구 이곳저곳에 널리 묻혀 있는 게 아니다. 경제성을 가질 만한 규모로 매장돼 있는 지역이 한정돼있다. 일례로 희토류의 97%와 텅스텐의 86%가 중국에 매장돼 있고, 니오븀은 브라질에만 89%가 묻혀 있다.
특히 가장 많은 희귀금속 자원을 가진 중국은 대부분의 금속에 수출부가세를 적용한 데 이어 2007년부터는 일부 희귀금속에 대해 외국인 투자까지 금지하며 국외 유출을 막고 나섰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희토류가 있다"는 과거 덩샤오핑의 자신있는 단언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던 셈이다. 희귀금속 자급률이 9%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도시광산은 원자재 해외의존도를 줄이면서 수입대체 효과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단 우리나라의 자원소비 현황을 들여다보자. 우리나라는 주요 금속자원 대부분을 수입한다. 게다가 산업구조 기반이 제조업이라 1인당 소비량도 많다. 한국은 1년에 1인당 1050kg의 금속원자재를 소비하지만, 일본과 미국은 각각 600kg, 400kg으로 추산된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폐휴대폰'이 각광받은 것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장롱속에 버려진 휴대폰 속에 금광이 있다"는 거다.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2500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곧 이전에 사용하던 일반 휴대폰도 2500만대가 버려진다는 얘기다. 말 그대로 노다지다. 휴대폰뿐만이 아니다. 프린터와 오디어, LCD모니터 등에도 다량의 금속이 함유돼 있어 시장가치가 높다. 국내 자동차 내 희소금속 잠재가치도 총 1조 8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일반 자동차 한 대에 들어있는 크롬, 망간, 니켈 등은 4.5kg에 달한다.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녹색성장'에도 도시광산은 좋은 해결책이다. 폐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가장 적극적인 재활용이기 때문이다. 자원을 소비한 뒤 버리는 기존 사회구조에서, 재활용이라는 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도시광산은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다.
도시광산 산업화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가능성을 먼저 발견했던 일본이다.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도와 홀딩스는 1990년대부터 도시광산 사업에 뛰어들었고, 2009년에는 전체 매출의 14%를 도시광산 사업으로 확보했다. 폐기물 전문기업인 요코하마금속은 1990년대 중반 폐기 PC에서 귀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벌였고 일본 최초로 휴대폰 안의 금을 추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도시광산 사업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적지 않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에 숨겨져 있는 금속자원의 가치는 최소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휴대폰 말고도 연간 1000만대에 달하는 냉장고, 세탁기, PC등이 폐기되는 만큼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도시광산 산업은 초기 단계다. 일단 폐 전자기기등의 회수가 쉽지 않다. 국내 폐휴대폰은 연간 1300만대로 추정되지만 수거율이 40%밖에 안된다. 중고 PC등도 50%가 일본이나 중국 등으로 빠져나간다.
회수시스템이 받쳐 주지 않는 한 도시광산업체도 공장을 제대로 가동할 수 없다. 폐기물 처리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사업장 건립을 반대하는 지역사회 분위기도 걸림돌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가지 광물을
추출해내는 기술도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발달하지 않았다. 인듐이나 텔루륨, 니켈 등 18개 금속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복합
광물 처리기술은 일본과 벨기에, 캐나다 등에서만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술로 추출이 어려운 금속은 일본 등에 추출을
맡긴 뒤 다시 재수입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도시광산산업 지원책 마련에 바쁘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자원가치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도시광산자원 표준 샘플링 기법과 함량분석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전기전자제품에 재활용 목표관리제를 도입, 현재 1인당 2.5kg선인 재활용량을 4kg 이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폐자동차 재활용 역시 자동차 제조·수입업자가 책임을 지도록 해 재활용률을 9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최근에는 국내 자원순환 과정을 보여주는 16개 요 금석자원 물질흐름분석도 완료됐다. 원료 수입부터 폐기까지 자원순환 단계에서 자원 흐름을 한 눈에 보여준다. 도시광산정책을 연구중인 한 연구자는 "국내에서 도시광산이 자리잡으려면 정부 지원책이 필수적"이라며 "폐기물을 모으는 인프라 구축부터 추출기술 개발까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법개정과 지원책을 동시에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광산의 개념을 처음 도입한 것은 일본이다. 도시광산이라는 용어도 1980년대 일본 도호쿠대학 선광제련연구소 난조 마치오 교수가 처음 사용하면서 만들어졌다. 같은 지하자원이라도 석탄이나 석유는 태워서 사용하면 그걸로 끝이지만, 금속은 사용한 뒤에도 폐기물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먼저 폐전자기기등을 수거한 뒤 전자회로 등을 남겨두고 불필요한 부분은 따로 재활용한다. 전자제품을 잘게 분쇄한 뒤 자석을 이용해 금속만 걸러내기도 한다. 이후 이 금속들을 녹는 점이나 산과의 반응 등을 이용해 최종적으로 분류한다.
간단히 말해 폐전자제품과 폐전선 등의 산업폐기물에 남아 있는 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도시광산은 일본이 '신자원 부국'으로 평가받는 계기가 됐다.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지만, 도시광산의 금속 '매장량'을 보면 자원부국 소리를 듣는 것도 농담이 아니다. 일본 물질재료연구소가 2007년 측정한 바에 따르면 일본이 도시광산으로 얻을 수 있는 금 축적량은 6800톤에 이른다. 세계 최대 금 자원국인 남아프리카 매장량 6000톤을 능가하는 규모다. 은 역시 6만톤으로 전세계 매장량 23%, 액정텔레비전이나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희귀금속인 인듐도 약 1700톤이 전자제품 안에 '숨겨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다할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눈에 번쩍 뜨이는 얘기다.
효율성 면에서도 도시광산은 기존 방식보다 뛰어나다. 도시광산 폐기물은 광석에서 채취하는 원석보다 금속 함유비율이 훨씬 높아 경제성이 있다. 금 광산 원석 1톤에서 채취하는 금이 평균 4g정도인 데 반해 휴대전화 1톤에 포함된 금은 약 280g 이다. 여기에 은 1.5kg에다 희귀금속도 회수할 수 있다. 휴대전화에 들어 있는 리듐과 탄탈, 네오디뮴등은 첨단 IT제품에 필수로 사용되는 희귀금속들이다.
주요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도시광산에 거는 기대도 커졌다. 중국 등 신흥공업국이 성장하면서 희귀금속에 대한 수요는 늘어났다, 반대로 공급은 줄어드는 사태가 벌어졌다. 공급감소에는 희귀금속 생산국들이 수출제한에 나선 것도 원인이 됐다. 희귀금속은 지구 이곳저곳에 널리 묻혀 있는 게 아니다. 경제성을 가질 만한 규모로 매장돼 있는 지역이 한정돼있다. 일례로 희토류의 97%와 텅스텐의 86%가 중국에 매장돼 있고, 니오븀은 브라질에만 89%가 묻혀 있다.
특히 가장 많은 희귀금속 자원을 가진 중국은 대부분의 금속에 수출부가세를 적용한 데 이어 2007년부터는 일부 희귀금속에 대해 외국인 투자까지 금지하며 국외 유출을 막고 나섰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희토류가 있다"는 과거 덩샤오핑의 자신있는 단언이 결코 허언이 아니었던 셈이다. 희귀금속 자급률이 9%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로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도시광산은 원자재 해외의존도를 줄이면서 수입대체 효과를 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일단 우리나라의 자원소비 현황을 들여다보자. 우리나라는 주요 금속자원 대부분을 수입한다. 게다가 산업구조 기반이 제조업이라 1인당 소비량도 많다. 한국은 1년에 1인당 1050kg의 금속원자재를 소비하지만, 일본과 미국은 각각 600kg, 400kg으로 추산된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폐휴대폰'이 각광받은 것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장롱속에 버려진 휴대폰 속에 금광이 있다"는 거다.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2500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곧 이전에 사용하던 일반 휴대폰도 2500만대가 버려진다는 얘기다. 말 그대로 노다지다. 휴대폰뿐만이 아니다. 프린터와 오디어, LCD모니터 등에도 다량의 금속이 함유돼 있어 시장가치가 높다. 국내 자동차 내 희소금속 잠재가치도 총 1조 8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일반 자동차 한 대에 들어있는 크롬, 망간, 니켈 등은 4.5kg에 달한다.
지속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녹색성장'에도 도시광산은 좋은 해결책이다. 폐기물을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가장 적극적인 재활용이기 때문이다. 자원을 소비한 뒤 버리는 기존 사회구조에서, 재활용이라는 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도시광산은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다.
도시광산 산업화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가능성을 먼저 발견했던 일본이다.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도와 홀딩스는 1990년대부터 도시광산 사업에 뛰어들었고, 2009년에는 전체 매출의 14%를 도시광산 사업으로 확보했다. 폐기물 전문기업인 요코하마금속은 1990년대 중반 폐기 PC에서 귀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벌였고 일본 최초로 휴대폰 안의 금을 추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도시광산 사업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적지 않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에 숨겨져 있는 금속자원의 가치는 최소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휴대폰 말고도 연간 1000만대에 달하는 냉장고, 세탁기, PC등이 폐기되는 만큼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도시광산 산업은 초기 단계다. 일단 폐 전자기기등의 회수가 쉽지 않다. 국내 폐휴대폰은 연간 1300만대로 추정되지만 수거율이 40%밖에 안된다. 중고 PC등도 50%가 일본이나 중국 등으로 빠져나간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도시광산산업 지원책 마련에 바쁘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자원가치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도시광산자원 표준 샘플링 기법과 함량분석 방법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전기전자제품에 재활용 목표관리제를 도입, 현재 1인당 2.5kg선인 재활용량을 4kg 이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폐자동차 재활용 역시 자동차 제조·수입업자가 책임을 지도록 해 재활용률을 9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최근에는 국내 자원순환 과정을 보여주는 16개 요 금석자원 물질흐름분석도 완료됐다. 원료 수입부터 폐기까지 자원순환 단계에서 자원 흐름을 한 눈에 보여준다. 도시광산정책을 연구중인 한 연구자는 "국내에서 도시광산이 자리잡으려면 정부 지원책이 필수적"이라며 "폐기물을 모으는 인프라 구축부터 추출기술 개발까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법개정과 지원책을 동시에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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