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 Ⅱ/기타

[조선일보]손대는 카페마다 대박 "80%가 반대하는 일 하면 돼"

"두 번 도전해서 성공했는데 세 번째라고 못하겠습니까. 저는 결국 성공하는 일은 80%의 사람들이 반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80%가 된다고 하는 사업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한 거 아니겠습니까."

스타벅스 다음으로 큰 토종 카페 브랜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매장 수로 스타벅스를 넘어서는 카페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달성했다. 이제는 세계 시장에서 스타벅스와 당당히 겨루는 카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한다.

웰빙 디저트 카페‘망고식스’를 만든 KH컴퍼니 강훈 대표. 그는“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카페 브랜드를 만들겠다” 고 했다./채승우 기자 rainman@chosun.com

KH컴퍼니 강훈(43) 대표의 이야기다. 할리스를 만들고, 카페베네에 합류해 카페베네를 국내 1위 카페 브랜드로 만드는 데 일조한 강 대표가 지난 4월 이름도 생소한 웰빙 디저트 카페 '망고식스'를 만들어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이미 14개의 매장이 오픈했다.

신세계 공채 1기 직원이던 강 대표는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오는 역할을 맡은 팀에 들어가 3개월 동안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서 연수까지 받았다. 그러나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IMF 외환위기였다. 이로 인해 스타벅스 도입이 무기한 연기됐다. 감원 바람이 불던 시절, 대상도 아니었던 강 대표는 사표를 던졌다. 강 대표는 "주위에서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스타벅스 다음으로 큰 토종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의 '미친 짓'은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할리스가 50호점을 돌파한 것. 그 후 주위에서 부러워 할 정도의 사회적 지위와 재력을 갖게 해 준 할리스를 매각했다. "왜 자꾸 미친 짓을 하냐는 말을 많이 들었죠. 고생해서 키운 만큼 좋은 곳으로 보내 더 크게 성장하도록 하는 게 할리스에 더 바람직한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500만원으로 시작한 할리스는 그에게 27억원을 안겨줬다.

이후 강 대표에게 투자 제의가 잇달았다. 손세정제 사업, 드라마 테마파크 사업 등에 손을 댔다. 할리스 매각 계약서에는 2년간 동종업계에서 일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러나 카페 외의 사업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강 대표는 "애써 모은 돈을 다 날리고, 원룸에서 생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3년의 시련을 겪은 그는 천직인 카페 업계에 복귀했다. 당시 2호점까지 냈던 카페베네에 입사한 것. 그가 합류한 뒤 카페베네는 날개돋친 듯 성장가도를 달렸다. 강 대표는 "카페베네의 운영 매뉴얼과 메뉴를 조정하고, 로고와 인테리어 컨셉트도 바꿨다"고 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손잡고 연예인 마케팅도 시작했다. 결국 카페베네는 매장 수에서 스타벅스를 앞질러 국내 1위 카페 브랜드가 됐다.

어렵사리 성공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강 대표는 또다시 카페베네를 박차고 나왔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홍콩미국을 여행하며 접한 망고주스와 요거트아이스크림으로 카페에 새 바람을 일으킨다는 목표다.

강 대표는 "효과적으로 매장을 관리하기 위해 국내에선 300호점을 낸 후 더 이상 매장을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며 "해외에 더욱 중점을 둬 스타벅스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카페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미 중국 국영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매장에서 발생한 수익에서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일본 업체와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태국 업체와도 접촉 중이다.

두 번의 도전처럼 사람들은 이번에도 그를 향해 '미친 짓'이라고 한다. "두 번 도전해서 성공했는데 세 번째라고 못하겠습니까. 저는 결국 성공하는 일은 80%의 사람들이 반대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80%가 된다고 하는 사업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한 거 아니겠습니까." 강 대표의 '미친 짓'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9/23/201109230115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