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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미나비리스] '미치오 슈스케의 글, 의외로 치유계였구나~' [물의 관: 미치오 슈스케]

 


물의 관

저자
미치오 슈스케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2-06-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같은 중학교 동급생인 소년과 소녀는 초등학교 졸업 행사로 묻었던...
가격비교

 

반 아이들의 괴롭힘이 중단된 것은 아주 좁은 범위를 비추는 손전등 불빛과도 같았다. 그 불빛을 보았을 때 아쓰코는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캄캄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은 불빛이 사라지면 자신은 다시 완전한 암흑 속에 빠진다. 그리고 불빛은 언제 꺼질지 모른다. - p. 59

 

 미치오 슈스케. 이름만 들어봤지만 정말 대단한 작가였다. 소설의 전개나 소재에서 매우 독특한 맛이 풍겨나는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 소설을 잡았는데도 한 편의 동화를 읽는 것처럼 술술 읽혀나가졌다. 그만큼 재미와 스릴이 느껴졌다. 마치 그가 내가 입고 있는 옷을 순식간에 촥촥 찢듯이 벗겨서 내가 여태까지 벗어나지 못한 나의 과거를 드러내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무난하게 친구도 사귀고 있고 경제력은 없지만 대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시골 생활을 하는, 약간 빨리 철이 든 중학생 남자애가 있다. 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중학생 여자아이의 사연은 안타까우면서도 신선하다. 그녀는 바로 그가 약간은 동경하는, 특이함이 있는 여자애였던 것이다. 아버지와의 별거로 인해 어머니와 여동생을 따라 시골로 내려온 아쓰코 이야기이다. 그녀는 다른 데서 전학을 왔다는 이유로 초등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아이들은 인간의 악한 본능에 솔직하기 때문에, 낯선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왕따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으레 조그만 마을에서 그러하듯이, 그녀는 중학교에 올라와서도 왕따를 당한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살해당할 위기를 느끼고, 스스로 자살계획을 꾸미기 시작한다. 언뜻 보면 아이러니하지 않을 수 없는 설정이다. 어쨌던 인간은 고통을 싫어하며, 살고 싶어하는 게 본성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녀의 본성을 거스르게 하며 죽어야 더 편할 것 같은 기분으로 몰아넣는다. 그녀는 '젖어서 차가운 교복. 엊어맞고 걷어차여 아픈 몸과 알몸이 되었을 때 느낀, 감정이 모조리 어딘가로 사라져버린 듯한 그 감각. 앞과 뒤에서 잇달아 들려오던 휴대 전화의 깜찍한 셔터 소리. 밝은 웃음소리. 침이 든 우유의 맛'을 이해하고 있다. 만약 그런 일을 겪지 않았더라면 보통 여자애들처럼 그럭저럭 평범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이쓰오가 모든 전말을 알고 나서 그녀에게 느낀 이상한 감정은 바로 이 모순이었을 것이다. 그는 그 모순을 깨뜨리고 할머니와 이쓰오를 구원하기 위해 내면의 '자신'들을 죽이는 방법을 계획한다. 그렇다. 그 일은 '구원'이라 할 만한 숭고한 일이었다. 소설을 읽고 이쓰오가 한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상처를 입었고, 입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 일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직접 책을 보시길~

 

 

 살아서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자신의 색깔을 인정해 줄 사람이 온다.

나약한 자신을 죽여라.

당신이 남들과 다르다면, 남들과 똑같이 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그럴 수도 없다.

 

 

            클릭하면 제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이만, 총총.

 

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