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점원이 만나는 건 어느 한 쪽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다. 고객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손님과 점원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서로 도움을 베푸는 계약관계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건 당연하다. 양자 모두가 사람이라면 말이다. 어느 한 쪽이 '왕'이고 어느 한쪽이 '종'일 수 없다.  

폭정을 일삼으면 왕의 목도 치는 마당에, 왜 직원이 고객의 어처구니 없는 요구와 무례를 끝까지 감내해야 한단 말인가. 뒤에서 자세히 살피겠지만, 고객에 대한 '무한 친절'은 직원과 회사는 물론 고객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친절의 강요가 한국사회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종업원에게 무례하게 구는 손님은 스스로 지능을 의심해야 한다. 고객의 무례를 견뎌내는 종업원이 사실은 그 뻔뻔한 고객의 소중한 고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에서 일방적인 관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불행해지면, 공동체는 그 몫만큼 더 살기 불행한 사회가 된다. 한국은 그리 큰 나라도 아니어서, 남의 불행이 자신의 불행으로 되돌아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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