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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입소문의 힘… 기업들 SNS로 잠재고객에 프러포즈(출처:조선일보)

트위터 홍보로 인지도 높여 - 美 지역 피자가게 간판에 전화번호 대신 트위터주소 넣어, 23개 지점 가진 체인으로 성장
자발적 참여 유도 - 기업 트윗은 뻔하다는 인식 깨야… 사용자가 콘텐츠에 만족하면 인센티브 없어도 주위에 퍼뜨려

1초에 페이스북 계정은 8개, 트위터 계정은 2~3개가 새로 등록된다. 인터넷 인구는 작년 말 20억명을 넘어, 전 세계 성인 인구의 절반에 육박한다. 휴대전화 사용자도 30억명 이상이다. 물리학자 필립 앤더슨은 40년 전 "많아지면 달라진다(More is different)"고 했다. 각각의 사물을 아주 많이 합해 놓으면 그 집단은 새로운 행동 방식을 보인다는 것이다.

'많아져서 이전과는 다른' 이 거대 집단에 기업들이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기업들이 이 집단과 수평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접합점이다. SNS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은 'SNS는 한때 유행 아닌가' 'SNS 때문에 피해를 보지 않을 방법은 뭘까'에서 이젠 'SNS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활용해 낼 수 있나'로 완전히 옮겨 갔다. 캘리포니아대학 도나 호프만 교수는 기업의 SNS 활용 3대 목표를 브랜드 인지도, 브랜드 참여, 입소문으로 정리했다.

①인지도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는 창구를 찾고 있는 작은 기업들에 SNS는 유용한 통로다. 2006년 뉴올리언스에서 문을 연 네이키드피자는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역 피자 가게다.

그러나 2009년 3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홍보하기 시작했고, 지금껏 1만4000명의 팔로어(트위터 메시지를 받아보는 사람)를 끌어모았다. 피자 주문도 트위터로 받아, 많을 때는 판매의 85% 정도가 트위터 주문으로 이뤄진다. SNS를 통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회사는 간판에 전화번호를 빼고 대신 회사의 트위터 주소를 새겨 넣었다. 현재 회사는 두바이를 비롯해 23개 지점을 가진 피자 체인으로 커 가고 있다.

미국의 믹서기 제조 브랜드 블렌드텍의 설립자 톰 딕슨은 '이걸 갈아버릴 수 있을까(Will it blend?)'라는 연작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에 올렸다. 골프공, 전화기, 아이폰, 아이패드를 믹서기로 갈아 버리는 동영상에 SNS 사용자들은 환호했다.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블렌드텍 동영상을 시청한 횟수는 1억회가 넘고, 그동안 매출액은 50배 늘었다.

②참여

광고라면 기업이 생각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해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SNS는 다르다. 미국 마케팅 전문업체 이그젝트타깃의 조사 결과 고객이 기업 트위터를 다시 찾지 않는 주된 이유는 "기업 트윗은 항상 뻔하고 지루하다" "기업이 너무 자주 트윗했다"는 것 때문이었다. SNS에서는 입력하려 하지 말고, 참여하게 해야 한다.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유니클룩스'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 의상을 입고 포즈를 취한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 놓은 공간으로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이 있으면 누구나 사진을 올리고 베스트를 뽑는 투표에 참가할 수 있다. 다른 패션 브랜드의 비슷한 행사는 일회성인 데 비해, 유니클로는 SNS를 활용해 쉽게 참여할 수 있게 했고 1주일마다 베스트 드레서를 선정해 SNS족들의 참여율을 높였다. 오창호 한신대 교수는 "사용자들이 기본적으로 콘텐츠에 만족하면 다른 인센티브 없이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주위에 퍼트리게 된다"고 말했다.

③입소문

사람들이 일단 브랜드를 인지하고 참여하기 시작하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다. '와퍼를 먹으려면 희생시켜라'는 버거킹의 2009년 캠페인은 입소문으로 성공한 사례다. 당시 버거킹은 소비자가 페이스북에 등록되어 있는 친구 중 10명을 삭제하면 무료로 햄버거를 제공했다. 햄버거를 위해 희생된 친구에게는 '공짜 햄버거 때문에 친구 목록에서 버려졌다'라는 메시지가 전달됐고, 와퍼 때문에 버려진 친구가 23만4000명에 달했다. 버거킹의 장난스러운 광고 캠페인은 인터넷에서 상당한 입소문 효과를 낳았다.

의외성은 입소문의 기본 덕목이다. 네덜란드 항공사 KLM은 '행복 전파' 캠페인을 하고 있다. 비행기에 타기 전 승객의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검색해 승객에게 깜짝 선물을 하는 것. KLM은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에 출장 가야 해서 이번 시즌 중에 가장 중요한 축구 경기를 놓치게 생겼다"고 불만을 털어놓은 남성을 비행 전 찾아가 여행 책자를 선물했다. KLM 직원들은 그 책자에 축구 경기를 중계하는 뉴욕의 술집을 형광펜으로 따로 꼼꼼히 표시해 뒀다. 허지성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사람들은 자기 기대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경험을 할 경우, 이를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