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정부는 없다'. 오로지 '시민의 책임'만 있을 뿐이다.- p. 207
'최재천'을 검색하니 동일한 이름의 교수님도 나온다. 내가 소개할 책의 저자는 전에 변호사로 활동하셨고, 여당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하셨던 최재천 님이시다. 그래서 사진 한 컷 올려본다. 딴 소리 좀 하자면 뒤에 있는 꽂혀있는 책 정말 다 읽으셨을까. 맨날 뉴스에 나오는 분들은 뒤에 책이 저만큼씩 있던데. 나도 저런 서재에다가 책 좀 편하게 모아봤으면 좋겠다.
전에 최재천 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책을 읽고 뒤에 그 강의의 요약본을 올리려고 했는데 가방을 잃어버림과 함께 그 때 적은 내용을 몽땅 분실해버렸다. 또한 강의 끝나고 나서 '최재천의 책갈피'라는 책을 받고 거기에다가 싸인까지 받았는데 그냥 팔아치워버렸다. (최재천님 죄송합니다. 전 서평책같은 건 잘 안 보는 주의라서요...) 뭐 그래도 강의는 나와 미래에 대한 의견이 일치한 부분이거나, 혹은 본 책에서 다 나온 내용이었다.
여당 국회의원이셨던 최재천씨가 왜 FTA를 반대하게 되었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FTA가 헌법을 위반한다는 것이다. 사실 다시 국회의원에 나갈려고 일부러 자극적인 말을 하는 게 아닌가 약간 의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만약 유명세를 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순수한 의견주장이라면 본인은 그가 어느 정도는 '보수'가 아닌가 싶다. 말하자면 굉장히 진보적으로 보이는 이 책에, 그의 '보수적인 과격함'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몇 가지 증거가 있다. 정치인들은 말을 분명하게 하지 않는 점이 있는데, 그도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의 엄청난 장점이 있다. 바로 최재천이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 혹은 대담까지 다 싣는다는 점이다. 무슨 기대를 했는지 모르지만, 김어준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는 FTA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증거를 굉장히 어려운 말로 표현해낸다. 직접 들어봐야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듯 하지만, 굉장히 초조해 보였다고 할까? 대담에서는 'FTA를 이러저러하게 고치면 인정할 수 있다'라는 다른 교수님들의 의견에 일침을 가한다. '그러니까 FTA를 아예 체결하지 말아야 한다는 소리군요'라는 식의 말이었다. 원칙을 중요시하던 유명세를 타려고 하던 간에 어쨌든 그는 진심으로 FTA를 반대한다. 그것도 매우 다급하다.
2008년 촛불집회 사진. 저 사진에 나오는 촛불 중에서 나와 남자친구가 들고 있는 촛불도 포함되어 있다... 실감이 안 나지만.
그의 갑갑해하는 마음이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었다. 그럴 만 하다. 광우병 걸린 소고기를 반대하는 데, 혹은 이명박 대통령을 탄압하려는 데 온 마음을 바치느라 그 사건의 발단이 노무현 대통령인 줄, FTA를 반대하는 것이 우선적인 줄 모르고 있었던 때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도에서부터 2008년까지 열심히 신문에 기고를 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등의 활동을 한 듯하다. '진정으로 국민들을 위한 정부'가 되기를 지적하며 문제의 근본을 파고들어간 그의 글솜씨는 훌륭하다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그의 주장에 의하면 FTA는 광우병 문제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의료전문변호사였다. 내 추측으로는 점점 영리에 집착하고 비리 아닌 비리를 저지르는 병원들의 행태를 보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나섰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에 읽을 송기호의 <한미 FTA 핸드북>, 홍기빈의 <투자자-국가 직접소송제>에서도 쓸 테지만 결국 FTA의 궁극적인 형태는 미국의 투자자 중심적인 개인적 이념이다.
'미국은 넓은 땅덩어리에서 골고루 퍼져 살지만, 우리나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 수밖에 없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여태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미국에서 공화당 대통령이 당선되면 우리나라에선 진보정치가 펼쳐지고. 미국에서 민주당 대통령이 당선되면 우리나라에선 보수정치가 펼쳐진다.'
반미도 아니고, 쇄국도 아니다. 취소할 수 없다면 우리나라와 미국은 엄연히 다르다는 전제하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할 때 FTA에 우리나라 헌법에 위반하는 일부 사항들이 있다는 것을 명백히 밝히자는 것이다.
국가가 자기 주권을 주장하는 것은 죄가 아니지 않은가.
2012년엔 국민에게 등 꼿꼿이 세우지 말고 미국에게 등 꼿꼿이 세우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대통령,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헌법책을 한창 공부하고 있는 중인데, 법률 위헌 사항은 헌법재판소에 신청할 수 있다길래 "옳거니!"했다. 그런데 법무부에선 위헌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는데, 헌법재판소는 왜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었단 말인가.
대체 어떤 사람들이 헌법에 도전하고 여러 권력자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는가.
클릭하면 제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이만, 총총.
'이야기 Ⅱ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 (0) | 2012.01.18 |
---|---|
'비가 내리지 않는 하늘이란 없다.' (0) | 2012.01.16 |
[미나비리스] '자신을 비춰보는 시간' [거울: 원성스님] (0) | 2012.01.12 |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교육 서포터즈 모집 (0) | 2012.01.11 |
내안의 불을 끄고 나니 내 앞의 세상이, 내 앞의 사람들이 훨씬 잘 보였다. (0) | 2012.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