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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Ⅰ/독서노트

중세에는 광인들과 일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았다.

머리를 땅 하고 쳐준 구절이 있어 소개한다. 

중세에는 광인과 일반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았다. 심지어 광인의 말이 신의 목소리로 간주되기도 했다. 멀리 중세의 프랑스로 갈 것 없이 한국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작은 마을에는 지력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이 하나쯤 있었다. 20~30년 전만 하더라도 마을 공동체는 그를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았고, 그는 사람들과 무리 없이 어울려 살아갔다.

-이성재, 개념사27 지식인 편

'최대다수의 최대행복'를 내세우는 제레미 벤담의 공리주의에는 '거지 집단수용소'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대중이 거리에서 거지와 마주칠 때 느끼는 불행의 총량이 집단수용소에 갇힌 거지들이 느끼는 불행의 합보다 크다는 것이 이 방안을 뒷받침하는 논리다. 이 얼마나 합리적인가!

어쩌면, 우리가 정신병자라는 낙인을 찍고 그들을 격리하는 것도 그와 많이 다르지 않을리라는 생각이 스친다. 우리는는 스스로의 이익과 욕망 앞에 타인를 향해 휘두르는 폭력에 얼마나 익숙해져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