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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감동시선

신경림-다리


다리가 되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스스로 다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내 등을 타고 어깨를 밟고 

강을 건너는 꿈을 꾸는 날이 있다 

꿈속에서 나는 늘 서럽다 

왜 스스로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남만 건네주는 것일까 

깨고 나면 나는 더 억울해 지지만


이윽고 꿈에서나마 선선히 

다리가 되어주지 못한 일이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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