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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Ⅰ/만남기록

[SGS공동기획]농촌과 도시를 잇는 SNS소셜쇼핑 플랫폼 '둘러앉은 밥상' 한민성 대표

나눔나우는 새롭게 시작하는 사회적기업가에 힘이 되고자 여러기관의 아카데미 수료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첫번째 기획연재 대상은 삼성, 경기도, 성균관대가 함께 만든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의 1,2,3 기 수료생들이다. SGS수료생들에게는 동문의 최근 근황을 접하는 창구로써,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예비 입학생들에게는 작으나마 도움이 되는 창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SGS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가 성균관대, 경기도, 삼성의 공동의 뜻 아래로 교육과정을 선보이고 1기 수료생  배출한지 이제 갓 1년이 가까워오는 시점에 수료생들의 성과를 얘기하는 것은 섣부른 욕심일지도 모른다. 필자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료생 사회적기업가를 응원하고, 함께 어깨동무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찾았다.

첫번째 주인공은 1기 수료생 대표인 '둘러앉은 밥상'의 한민성 대표이다. '둘러앉은 밥상'은 친환경농산물 전문 소셜커머스를 표방하는 사회적기업으로, 2011년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서 성북구청, 사회연대은행 컨소시엄의 최우수 성적 입주팀이라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착한 밥상이 바로 둘러앉은 밥상

2011년 후반기 ‘둘밥(둘러앉은밥상 약칭)캠프’ 라는 이름으로 2차에 걸쳐 전라남도 나주시와 함께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마을 만들기 사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친환경농산물 정보를 담은 달력 3,000부를 제작하여 다수의 관계기업에 배포하여 우리 농산물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힘썼다. 2012년에는 이를 더욱 발전시킴은 물론 최종목표인 SNS형 소셜쇼핑플랫폼을 런칭하여 농산물생산자가 직접 유통하고 최종소비자가 직접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둘러앉은 밥상’, 이름이 참 정겹다. 왜 이런 사회적기업을 만들게 되었을까?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둘러앉은 밥상은 가족과 함께 하는 착한 밥상을 지칭해요. 스무 살에 첫 무전여행을 갔을때, 좋은 분들을 참 많이 만났어요. 서울로 돌아가게 되면 사람들과 같이 사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게 봉사활동이었죠.” 

그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방과후 활동을 돕는 것에서 시작해 아이들과 소풍을 가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세상을 향해 내 딛은 첫발이었다. 

“첫발을 디딘 곳은 서울 구로에 있는 ‘선재방과후교실’이었어요.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가장 필요한게 방과 후 교실비 27,500원이더라구요. 정말 열심히 모았습니다. 또 월요일에 학교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친구들이 ‘나는 일요일에 00랜드 갔다왔다.’, ‘엄마랑 수영장 갔다왔다.’ 이야기하는데 마땅히 할 이야기가 없다는 거에요. 그래서 여러 선생님들과 뜻을 모아 만든 단체가 ‘소풍을 돕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렇게 한 달에 한 두 번씩 아이들과 산도 가고 수영장도 가고, 그렇게 아이들과 어울리며 20대 초반을 보냈죠.

그런데 스무 살 중반 무렵이었어요. 오토바이 폭주족하고 패싸움하며 고교시절을 방황으로 보낸 동생녀석이 그러더라구요. ‘형은 바쁜 사람이잖아.’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을 외쳤지만, 정작 가족조차 제대로 보살피지 못했단걸 깨달았습니다. 그 한마디에 오로지 가족과 나 자신을 위해 일하면서 20대 중 후반을 보냈습니다.“

<이미지제공> 둘러앉은 밥상(www.doolbob.co.kr)

그렇지만 여행까지 멈출 수는 없었다. 여행은 유일한 탈출구였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무일푼으로 자전거를 타고 산으로 바다로 전국을 미친 듯이 돌아 다녔다고 했다. 그리고 이 시간의 경험이 ‘둘러앉은 밥상’ 으로 이어졌다.

“돈 없는 청년이 이렇게 여행하다 보니 많은 분들께 신세를 많이 졌어요. 밥 주시고 재워 주시고 가끔 용돈까지 받았으니 말 다했죠. 농촌에서 얻어 자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냥 신세 질 수는 없으니까, 도와 드릴일 없는지 여쭙고 막 나서서 도와드렸죠.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 화천의 애호박 농가였어요. 장대비가 쏟아지던 여름날 파라호 옆에 있던 어느 농가였는데, 도와드릴 일 없느냐고 여쭈웠더니, 애호박 포장하는 일을 해보겠냐고 하시더라구요. 포장 일을 돕다가 ‘어머니, 이거 한 박스(10개)에 얼마에요?’ 문득 궁금해서 여쭤봤는데 ‘2,500원’이라고 그러시는 거에요. 당시 대형마트나 시장에서 애호박이 개당 1,500~2,500원 정도였는데, 산지에서는 박스 포장비 등을 빼면 출하가격이 개당 130원 꼴이더라구요. 시장과 10~20배까지 가격차이가 나는 거죠."

산지와 10~20배 차이나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그날이 떠오른듯 표정에는 한껏 더 힘이 실렸다. "유통은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에요. 각 단계 중 일부라도 상실되면 그 만큼 나머지 단계에서 리스크를 안아야 하고, 각자의 역할이 있어 시장이 돌아가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농산물 시장은 생산에서 식탁까지 총 일곱 단계에 밭떼기가 한 번, 경매가 세 번 이루어집니다. 지나치게 복잡해요. 예를 들자면, 양양에서 생산된 감자를 동해시에서 사먹으면 지역 농산물을 사줬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생산된 농산물은 서울 농수산물 시장 등을 거쳐 다시 판매지로 가게 됩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죠.”

이런 경험을 겪다 보니 뉴스에 나오는 농촌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았다고 한다. 농산물의 복잡한 유통구조뿐만 아니라 고령화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끊임없이 되물었습니다. 당장 판을 바꾸고 대대적인 흐름을 만드는 일을 꾀하기는 힘들겠지만, 내가 원하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에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를 알게 됐고 회사를 그만둔 후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성북구청-사회연대은행 인큐베이팅센터에 사무공간을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는 사회연대은행 사회적기업본부 이경실 본부장(좌)이 함께 했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 전하는 이야기

마지막으로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를 선택한 이유와 느낀점에 대해서 물었다. 왜 하필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를 선택했을까. “일단 ‘경영’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어요. 여러 사회적기업 관련 교육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경영을 가르치는 곳은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가 유일하더라구요. 삼성과 성균관대가 가르치면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는 믿음도 갔구요.” 그는 경영지식을 3개월에 걸쳐 좋은 교수진을 통해 압축적으로 배울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한다고 했다. “아카데미에서 배우고 훈련된 덕분인지 인큐베이팅센터에도 좋은 성적으로 입주한 거 같아요” 그는 둘러앉은 밥상이 센터에 가장 좋은 성적으로 입주한 팀이라고 귀뜸했다.

그러면서 따금한 질책도 잊지 않았다. “지금 이미 3기가 까지 진행되었으니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어요. 1기때는 지나치게 경영위주의 수업인 점이 오히려 아쉬웠습니다. 경영을 배우러 온 것은 맞지만, 그래도 기본은 사회적기업을 하고 싶은 거였으니까요. 그런 내용이 좀 더 보강되면 좋을 거 같아요.”

(참고. 현재 SGS 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서는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강의와 수강생들이 실제 사회적 기업을 방문하는 필드스터디, 사회적 미션 워크샵을 통해 경영과 사회적 가치의 균형을 맞춰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가치가 중요하냐 기업가 마인드가 중요하냐는 아카데미뿐 아니라 사회적기업 전반에서 갖고 있는 고민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정답이 없는 계속된 시행착오를 통해 발전시켜나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앞으로 한민성 대표와 둘러앉은 밥상이 한국의 농촌문제를 해결하는 일꾼으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본 기사는 나눔나우와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의 공동취재 형식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양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는 예비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삼성, 경기도, 성균관대의 공동 사회공헌프로그램입니다.

-둘러앉은 밥상 블로그 : http://doolbo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