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다문화도서관 ‘지구별 상상’은 수원시다문화가족센터 등 이주민 유관기관이 밀집한 화서동에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책을 대여하는 일뿐만 아니라, 다문화요리교실, 다문화청소년 수원여행, 1:1 학습지원, 놀토체험학습 등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매주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앞에 시에서 운영하는 수원시다문화가족센터와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그리고 한국다문화교육상담센터가 있어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1~3시 두 시간 동안 한국어교실을 운영하거든요. 매일 수십 명이 고정적으로 오고 가시죠. 얼마 전까지는 외곽에서 도서관을 운영했어요. 근데 이주민 분들이 말도 잘 안 통하는데다 교통이 불편하니까 방문을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버스정거장도 가깝고 한국어교실 듣는 분들이 편하게 오실 수 있는 여기로 이사 왔어요.” 

수원시는 경기도에서 외국인 거주비율이 두 번째로 많지만, 지구별상상이 생기기 전까지 외국인 거주자들이 모국어 책을 접할 시설이 없었단다. 지역 토박이인 그녀는 고등학생 때부터 그들을 돕는 일이 하고 싶었다고 했다. 

“저희 남편이 중국인이거든요. 그래서 많은 분이 오해하세요. 다문화 가정이어서 이 일을 시작한 줄 알고요. 이건 제 오랜 꿈이었어요. 이주민 돕는 일이요. 남편도 이주민센터에서 한국어 교사 자원봉사할 때 만난걸요.”

이소연 관장은 한바탕 남편 자랑을 늘어놓았다. 처음 외국인과 결혼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정적인 남편 덕분에 도서관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구별 상상은 남편의 외조가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자리 잡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도서관의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는 이소연 관장 

이 관장은 왜 하필 도서관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

”이주민센터 자원봉사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결혼이민자 엄마들과 모임을 해오고 있었죠. 그분들이 아이에게 모국어로 된 동화책을 읽어주고 싶어 하시더라고요. 근데 책을 구하기 너무 어려운 거에요. 당시에는 전국에 다문화도서관이 딱 두 개뿐이었거든요. 하나는 서울 이문동에 있고, 나머지 하나가 안산시에 있었죠. 그나마 안산이 가까우니까. 매번 버스를 타고 안산까지 빌리러 갔었죠. 근데 차도 없이 책을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결혼이민자 분들한테 그랬죠. 너무 힘들어서 안 되겠다. 우리가 직접 수원에 다문화 도서관을 만들자.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도서관을 만든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였다. 그래도 지역민의 기대 이상의 관심과 도움의 손길로 예상보다 빨리 작은 도서관을 만들 수 있었다고 기뻐하면서 말했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처음에는 다들 걱정했죠. 왠지 ‘도서관’ 하면 뭔가 거대하잖아요. 이걸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 우린 힘도 없고 돈도 없는데, 이러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도 해야 하니까. 돈이 없으니까 책은 기증받고 사무실도 작은 도서관 최소 기준인 10평으로 구하자. 등록은 해야 하니까. (편집자 주 : 작은 도서관 지원법상 등록기준이 10평이다.) 그래서 조그맣게 사무실을 마련하고 책 기증 운동을 시작했어요.

원래는 목표가 1년 동안 2,000권 기증을 받아서 그 다음 해에 도서관 등록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근데 주변 반응이 아주 좋은 거에요. 3개월 만에 4,000권이 넘게 모였죠. 생각보다 쉽게 6개월 만에 작은 도서관으로 등록했어요.”

작은 도서관을 등록한 이유를 물으니, 그래야 ‘지정기부금단체’ 로 후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도서관은 수익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후원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비영리단체를 등록하고 지정기부금단체로 등록하는 것이 까다로운 면이 많다. 작은 도서관으로 등록하면 이런 걸 조금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지구별상상의 이소연 관장과 박재우 사무국장이 도서관 입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2012년 5월현재) 5,900여 권의 책이 모였다. 그리고 수원시 영통도서관과 제휴해서 순환대출 서비스도 하고 있다. 영통도서관 측이 실질적인 이주민 이용자가 많은 지구별 상상의 가치를 이해하고 도움의 손길을 뻗은 결과다. 여전히 많이 부족하다면서 올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동북아평화연대와 ‘미래를 여는 책’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동북아평화연대는 원래 고려인등 해외동포 지원사업을 주로 하는 단체거든요. 해외 거주민에게 한국 책 보내는 사업 등을 계속하고 있었대요. 국내 사업을 고민하던 차에 저희가 한국 거주 이주민들을 위한 도서사업을 제안 드렸더니 좋다고 그러셔서 조인하게 됐죠. 한국 책은 해외에 보내고 해외의 책은 한국으로 가져오는 거죠.”

지구별 상상은 ‘미래를 여는 책’ 프로젝트를 통해 1,000권의 다국어 도서를 구비할 예정이다. 이소연 관장은 지구별 상상이 앞으로 이주민들이 편하게 와서 놀 수 있고, 지역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수원시 다문화도서관 '지구별 상상'이 이주민들의 진정한 쉼터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 전하는 이야기

“사업을 기업을 하고자 하는 분들과 좋은 네트워크가 생긴 게 제일 좋았던 거 같아요. 지금도 ‘둘러앉은 밥상’ 한민성씨, ‘나무이야기’ 이명옥씨 등 하고는 자주 만나요. 그때마다 서로 막 조언을 해주거든요. 처음 모였을 때는 서로 아무것도 안된 상태에서 만난 거잖아요. 서로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게 참 좋아요. 서로 키워가는 재미? 하하.

아쉬웠던 건, 경영 등 이론을 두달 여간 배우고나서 워크샵(전문가 멘토링 등)이 시작되잖아요. 나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먼저 심도있는 멘토링을 받고, 이론수업을 들었다면 더 좋았을꺼 같아요. 입학하자마자 이론만 배우니까, 나에게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해서 제대로 모른체 수업을 들었거든요. 나중에 '아차'한거죠. 아, 그때 그 수업이 나에게 이런 부분에서 꼭 필요한 수업이었구나, 하고 말이에요.

그리고 재학생 워크샵에 선배 수료생이 많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수료생 중에도 필드에 계신 분이 많잖아요. 전문가는 아닐지라도 선배로서 조언해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편집자 주: SGS측은 1기 수료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2기부터는 이론수업과 워크샵을 동시에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수료생들의 지속적인 자기계발과 네트워킹을 돕기 위해 독서모임, 기수별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본 기사는 나눔나우와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의 공동취재 형식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양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는 예비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삼성, 경기도, 성균관대의 공동 사회공헌프로그램입니다.

-지구별상상 후원문의 : 010-9002-0327(이소연 관장) 신한은행 100-027-994550 (수원다문화도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