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전문적인 보살핌이 필요한 노인들이 늘고 있다. 자녀가 사회에 진출하여 따로 가정을 꾸리다 보면 나이든 부모를 보살피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자녀를 대신해 정기적으로 노인을 방문하여 건강과 생활을 체크하고 병원에도 모시고 가는 서비스가 있다면 노인과 자녀 모두 안심하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필요에 주목하여 사업화한 ㈜헤븐즈터치의 설동순 대표를 만났다. ㈜헤븐즈터치의 대표상품은 ‘집사서비스’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집사’가 자녀를 대신해 매주 1회 노인을 방문, 정기적인 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부모의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현재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얘기해달라.
“고령자 Total Life Care 집사서비스다. 핵가족 사회에서 품에 있던 자녀들이 장성해 사회에 진출하고 가정을 꾸리면서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경우가 많다. 요양원이나 노인병원이 아닌 기존의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자녀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는 게 바로 집사서비스다. 본인 또는 자녀가 월 3만3,000원의 멤버십 비용을 지불하면 주 1회 방문하여 건강과 생활 상태 등을 체크해준다. 여행 등의 옵션상품을 구매하여 거동이 불편한 어른세대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도 있다.
또한 우리는 사전(死前)과 사후(死後)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노년의 삶을 건강하게 하고 사후에 발생하는 문제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런 사후관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더 안심하고 생활하는 토대가 되리라고 본다. 그래서 ‘노령자 Total Life Care’라고 한다.
최근에는 사업모델의 사회적가치를 인정받아 2012년 6월9일자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노인프로그램에 멤버십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게 경제적으로 덜 부담될 것 같은데.
“병원 갈 일이 있는데 거동이 불편하여 가기 어렵다거나 하는 등 일시적인 필요를 느끼는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도로는 고령자와 원활한 소통이 어렵다고 본다. 자녀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체하기 위해서는 멤버십제도가 필수적이라고 봤다. 자녀나 부모 모두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또한 이런 정보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바로 확인하고 피드백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노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가족의 가치도 살아 있게 만들고 싶었다.”
-왜 이런 사업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신차개발사업부의 협력업체 팀장이었다. 직업의 특성상 미국,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몇 년 정도 생활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동행했지만 부모님은 환경 적응 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모시고 가기 힘들었다. 부모님의 안정과 건강을 위해 다양한 돌봄이 필요한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렇듯 직장문제로 해외로 이주하는 가정, 사업 차 출장이 잦은 사람들에게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필요하다. 부모세대의 삶의 질 향상도 함께 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고민의 과정 중에 나온 게 ‘집사서비스’였고, 2009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
또 하나는 아내와의 약속이었다. 사회초년생일 때 일을 하다 다친 적이 있다. 아내와는 물리치료사와 환자의 관계로 만났다. 아내는 직업적인 것과 신앙적인 이유 등으로 노인봉사에 열심이었다. 결혼할 때 40세 이후에는 소외계층을 돕는 일을 하며 살자고 약속했다. 결혼 후 이를 지키고자 봉사활동도 같이 다니고 사회복지전공에 편입해서 공부도 했다.”
-사회적기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앞서 말한 상황들을 포함해 여러가지 원인으로 원치 않는 독거노인이 많다. 일명 현대판 고려장이다. 자녀로부터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여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노인 문제에 대한 사회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선진국에서는 이런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사례 분석을 하고 탐방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기업’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봤다. 이를 전문적으로 깊이 배워보고 싶어서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도 참여했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서 어떤 것을 배웠나.
“처음 교육에 참여할 때는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3~4개월의 시간 배분이 가능할지 걱정스러웠다. 교육을 받으면서 동기 부여가 됐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교육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졸업 후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사회적기업에 대해 논하는 자리에서 부족함이 없더라. 제안서를 제출해도 잘 떨어지지 않았다. 같이 피드백을 주고받고 발표도 하면서 내공이 생긴 것 같다. 많은 도움이 됐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에 건의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현재 수강생뿐 아니라 수료생 중에도 사업 진행에 애로를 겪는 분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수료생 중 사업을 먼저 진행하고 있는 분들이 정기적으로 사례발표하고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면 좋겠다. 수료생들 간에 다양한 네트워크 생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설동순 대표와 인터뷰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노령자 문제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보다도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었다. 아내와의 사이에서 10년 만에 가진 아이사진을 보여줄 때 그 미소는 글을 정리하고 있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한 사람과의 약속, 그것을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정 먼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20여 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설동순 대표와 예비사회적기업 ㈜헤븐즈터치의 앞날을 응원한다.
본 기사는 나눔나우와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의 공동취재 형식으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양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기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SGS사회적기업가 아카데미는 예비사회적기업가 양성을 위한 삼성, 경기도, 성균관대의 공동 사회공헌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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