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의 삶이 슬픔으로 가득차 있기에 행복을 논할 수 있는 지도 모른다. 그 역설이..
그녀가 한 말은 슬펐지만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그들은 행복했다. 그들이 행복한 것은 슬픔을 무릅써서가 아니라 슬픔 덕분이었던 것이다. (중략)
그녀는 그날 오후의 장면을 다시 떠올렸다. 그는 트럭을 고치고 있었고, 그녀는 그가 늙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그녀가 도달하고 싶은 곳에 이르렀다. 그녀는 항상 그가 늙기를 바랐다.
테레자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안개 속을 헤치고 두 사람을 싣고 갔던 비행기 속에서처럼 그녀는 지금 그때외 똑같은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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