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닭이든 거위든 무슨 상관인가"
어느 기분 좋은 여름날, 갓 결혼한 부부가 저녁을 먹고 숲으로 산책을 나갔다. 둘이서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멀리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꽥, 꽥!"
아내가 말했다. " 저 소릴 들어봐, 닭이 틀림없어."
남편이 말했다. "아니야, 저건 거위야."
아내가 말했다. "아니야, 닭이 분명해."
남편이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말도 안돼. 닭은 '꼬꼬댁 꼬꼬!'하고 울지만, 거위는 '꽥, 꽥!'하고 울거든. 저건 거위라고.'
또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꽥, 꽥!"
남편이 말했다. "거봐, 거위잖아!"
아내가 한 발로 땅을 구르며 주장했다.
"아니야, 저건 닭이야. 내가 장담할 수 있어." 남편이 화가 나서 말했다.
"잘 들어. 여보! 저건 거위라니까! 당신은 정말이지..."
남편이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을 내뱉으려는 찰나 또 다시 "꽥 꽥!"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내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저 봐, 닭이잖아."
그 순간 남편은 아내의 눈에 고인 눈물을 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왜 그녀와 결혼했는가를 기억했다. 그는 얼굴을 누그러뜨리고 부드럽게 말했다.
"미안해, 여보. 생각해 보니 당신 말이 옳아. 저건 닭이야."
아내는 남편의 손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여보"
두 사람이 사랑 속에 산책을 계속하는 동안 숲에서는 다시금 소리가 들려왔다. "꽥, 꽥!"
남편이 마침내 깨달은 것은 이것이었다.
'그것이 닭이든 거위든 무슨 상관인가?'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조화이며, 기분 좋은 여름날 저녁 함께 산책을 즐기는 일이었다.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 아잔 브라흐마 지음, 류시화 옮김/이레 |
우성 comment
'그것이 닭이든 거위든 무슨 상관인가?'
이 문장에서 '흡-' 하고 숨이 멈췄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상대방을 상처주고 결국은 관계가 단절되는 이유 중에 많은 부분이 '멀리서 들려오는 동물의 소리가 닭인지 거위인지와 같은 사소한 분쟁에서 비롯된다'는 점, 100% 공감합니다.
닭이면 어떻고 거위면 어떤가. 내 신념을 저버려야 할 일이 아니라면, 내게 회복하지 못할 손해가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면, 내 소중한 사람을 위해 거위를 닭이라고 인정해 준들 무엇이 문제일까요. 오늘은 가족의 말에 좀 더 귀기울이고, 직장동료와 친구들의 말을 좀 더 인정해주는 사람들이 되어 봅시다!
※이 글을 추천해주신 조우성 변호사님은 개인 홈페이지' 조우성 변호사의 세상보기'를 운영하고 계십니다.
※본 리뷰는 2011년 2월 17일 북 나눔나우(클릭)에 소개된 <그대의 책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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