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설명] 아래는 책의 내용(p.8~9)을 발췌한 것입니다. 글을 읽고 한국의 민주화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주시면 됩니다. 함께보면 좋을 만한 자료(신문기사, 동영상 등)가 있으면 링크(url)나 TEXT를 공유해주세요. 토론을 통해 많은 의견과 자료가 모이면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른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말렸지만, 바위가 깨졌다. 그런데 계란이 꾸었던 꿈만큼 세상이 바뀌지는 않았다. 세상은 바뀌지 않았지만 깨진 계란과 그 선배들은 무언가가 되었다. 노무현은 대통령이 되고, 이해찬은 국무총리가 되고, 임채정은 국회의장이 되고, 김근태, 유시민은 장관이 되고, 386 학생회장들은 국회의원이 되고, 그밖에도 수두룩 빽빽하게 무언가가 되었다. 20대에 감히 꿈도 꾸지 않은 높은 자리, 좋은 자리를 차지했지만 세상은 그만큼 좋아지지 않았다.
그들만의 민주화였다. 비록 바위가 깨어졌어도, 변하지 않은 세상이 참으로 넓었다. 그들만의 민주화는 너무 멀리 나가버리더니, 민주주의는 여의도에서의 투표 절차로 찌그러져 버렸다. 나라의 자원이, 국민들로부터 걷은 세금이, 누구를 위해 어떻게 쓰여야 하는가는 이미 정해진 것이었기에 민주주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노동자인 세상에서,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다수결이라고 뇌까리는 나라에서, 절대다수의 국민은 날 때부터 소수자였고 투표로 자신들의 처지를 바꿀 수 없었다.
한국전쟁으로 완벽한 싹쓸이가 이루어진 나라에서 채 50년이 되지 않아 '빨갱이' 소리를 듣던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고, 어디서 굴러먹던 개뼈다귀인지 모를 노무현 같은 인간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사실 기적이었다. 노무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정의롭게 살라고 젊은이들의 가슴에 불을 싸지른 노무현이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야말로 한국 민주화의 성취였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한국이 얼마나 민주화되었느냐고 묻는다면, 노무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될 만큼 민주화되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한국이 얼마나 민주화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노무현 같은 대통령이 벼랑에서 뛰어내려야 할 만큼 민주화되지 않았다고 얘기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의 역사 - 한홍구 지음/한겨레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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