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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미나비리스] '지구를 구할 열쇠는 물건에 있다.' [물건이야기: 애니 레너드]


물건이야기THESTORYOFSTUFF물건이생성되고소비되어쓰레기로버려지기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지은이 애니 레너드 (김영사,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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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위험한 물질에 대한 근본적인 진실은 한 구절로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독을 집어넣으면 독이 나온다." p. 157


 여태까지 책씨에서 받은 책 중 제일 재미있고 인상깊은 책이었다. 남친과 이 책을 같이 읽고서 한나절동안 논쟁을 했다. 본인이 가장 관심깊게 본 항목은 컴퓨터의 생산과정, PVC 생산과 유통반대, 그리고 쓰레기 제로운동이었다. 굉장히 직설적이고 알기 쉽게 물건이 쓰레기가 되는 과정을 낱낱이 늘어놓는다. 뭐 글쓴이 자신은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쓰려 노력을 했으나, 내용 자체가 읽는 사람의 속을 매우 거북하게 만들어놓는 책이다. 각오하고 읽으시길. 기업을 집요하게 추적한 경험을 쓰거나 참여했던 운동에 대해서 진술하기도 하지만 글쓴이 본인의 주변 이야기도 상당히 많이 등장한다. 특히 딸 하나를 둔 어머니로서, 남자친구를 둔 여자친구로서 어떻게 물건을 현명하게 친환경적으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한 티가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 동영상을 보고 무언가를 결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그만큼 살기 좋아질 것이다.

 P.S 여기서부턴 책씨에 올릴 내용이고 이제부터 독하게 까대기 시작이다.

 일단 이 여자 논리가 전혀 맞질 않는다. 일단 지금 쓰는 것을 없애지 않고 조금씩 바꾸자고 하긴 하는데, PVC나 유독성물질만큼은 절대로 생산하지 말자고 한다. 맞는 말이긴 한데 PVC는 태우지 않는 한 절대로 유독성물질이 될 수 없다. 휘발성 쓰레기를 PVC 관에 처넣는 미친 짓을 하지 않고서야 물고 빨아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앞으로 기후가 어떻게 될지 모를 뿐더러 화재위험도 있으니 바꿔야 하긴 하는데, PVC는 수도관에도 쓰인단 말이다. PVC를 없애기 위해 그 모든 것을 바꿀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컴퓨터나 핸드폰같은 건 이미 문화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아이가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한다면 우리나라같은 좁은 사회에서는 바로 왕따와 이지메의 시작이다. 물론 그 아이를 받아줄 공동체가 있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그리고 학교에서도 컴퓨터로 교육을 하고 있는 판국인데, 너무 늦게 문제를 제기한 바가 있다. 물론 텔레비전같은 것은 백해무익한 것이니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저자는 무기에 투자하는 돈을 사회의 복지와 환경을 위해 쓰자고 한다. 아하, 또 미국인의 무지하고 안일한 시점이 여기서도 발휘되고 있다. 베트남과 한국이 화해한 것은 매우 특이한 케이스다. 왜냐, 우리는 그 때 모두 미국에 이용당했기 때문이다! '이제 무기를 버렸으니 우리 화해하면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조성해보자'라고 말한들 이제와서 무슨 소용이 있으랴. 부시가 그깟 석유석탄 얻으려고 이라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린 마당에! 당신네들이 무기생산을 포기하고 첨단기술의 발달을 놓쳐버리는 즉시 이라크와 중동과 기타 미국에 원한이 있는 온갖 나라들이 들고 일어나서 당신네들을 부숴버리려고 군침을 삼킬 걸? 제 3국가가 무기를 버린다고 해서 너무 좋아하지 마시길. 환경운동때문에 해외를 그렇게 많이 드나드셨다면서 당신네 나라가 얼마나 욕을 먹고 있는지 아직도 충분히 깨닫지 못하고 있군.

 아무튼, 씁쓸한 이야기는 여기서 그만하자. 그녀는 '미국시민'이라는 죄밖에 없다. 환경에 대한 책임은 분명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존재한다. 이 책을 읽고나서 우리나라에 적용할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적용하자. 일단 본인은 용기에 PVC를 사용하지 않는 'The body shop'을 애용하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조그만 것부터 하나씩 실천하자.

애써 세상을 밝게 보려는 그녀의 문체는 많이 처져 있었다. 영웅은 쉽지 않은 길이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을 누르고 죽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문적인 말로 반격하면 속절없이 무너질 이론들이 아직 너무 많다. 지치지 마시길.


리뷰어 미나비리스(김정원) 블로그 '마호가니 서재에서 헤드폰을 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