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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할 수 있었는데' [이 순간:정채봉 전집 생각하는 동화1]


  할 일을 내일로 미뤄두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고 나는 일어나 손님을 맞았다.

  선생님께서 저희를 좋아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아니 당신은 누구신데요?
  내 이름은 “하려고 했었는데”입니다.
  거참 희한한 이름도 다 있군요.
  그렇다면 같이 온 동자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아 이 동자는 저와 쌍둥이입니다. 이름은 “하지 않았음”이구요.
  나는 물었다. 당신들은 어디에 살고 있습니까?
  이루지 못하다 라는 마을에 살고 있지요.
  그러자 “하지 않았음”이 독촉했다.
  어서 떠나자. 그 귀찮은 녀석이 쫓아올 거 아니야.
  그 귀찮은 녀석이란 누구입니까?
  "할 수 있었는데"이지요. 꼭 유령처럼 우리 뒤만 밟는다니까요.

이 순간 - 10점
정채봉 지음, 이성표 그림/샘터사
그대가 뽑은 한토막, 그대의 책이야기 용은주(바로가기/원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