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안언론 소셜벤처 존스토리(http://johnstory.net)가 하자센터 달시장 블로그에서 발행하는 영등포 지역 사회적기업가 인터뷰입니다. 존스토리와 하자센터 달시장 블로그는 사회적기업가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옷을 사는 건 '일'이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옷을 사면서 많은 이들은 이 옷이 더위나 추위에 적합한지, 옷을 입음으로서 타인의 눈에 비칠 나의 '비주얼'에 적합한지 고민하며 옷을 고른다. 명동, 동대문, 혹은 오픈마켓이든 관계없이 우리의 옷 고르기는 몇 시간의 '열정노동' 과 체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게 찾은 우리의 새 옷을 경배하며 새끈한 쇼핑백에 넣고, 새 옷에만 달렸다는 말끔한 택을 때는 순간 비로소 옷과의 '첫 스킨쉽'이 시작되니. 우리는 옷 과의 데이트에 '무상노동'을 비롯한 온갖 예의와 격식을 갖춘다.

 한편으로 그렇게 불타올랐던(?) 옷과의 이별 시간. 이별도 '일'이다. 장록 속에 꾹꾹 묵혀둔 곰팡내 나는 '꾸진 옷'들을 바라보며 이 옷을 어떻게 '몰래' 처리해야 할까 하는 고민에 사로잡히곤 한다. 더 묵히면 젓갈이 될 것 같은 '저 것'들을 던져버리는 곳은 결국 쓰레기통! 그렇게 한때 울고불고 찐득한 스킨쉽을 같이 했던 '내 몸'의 일부는 저 멀리 난지도 공원으로 사라져갔다. 이별? 이별에 예의 따윈 없었다.
 

 옷의 순환구조를 고민하라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재 대표 ⓒ 소셜벤처 존스토리(johnstory.net) .

 그런데 취재 차 사회적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재(30) 대표를 만났다가 그런 상상을 하게 됐다. 옷에 만약 생명이 있다면 못할 짓이지 않는가. 생각해보라. 고이 연애하다가 '주인에게 버림받은' 이 가련한 옷들이 지하에서 몇 십, 몇 백년 동안 썩지도 않고 원한에 사무쳐 있을 거라니. 한때 내 몸의 일부였는데.

 사람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옷에게는 그런 순환구조가 없는 것. 이것은 옷 뿐만이 아니라 자연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 씨는 "면 제품은 덜하지만 섬유계 합성섬유가 대부분인 요즘의 옷은 토양 속에서 몇 십년, 몇 백년이 지나도 분자구조가 붕괴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한다"며 "옷이 자연에서 태어나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순환구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옥수수 전분 섬유(PLA)'면 어떨까?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 대학원에서 그린디자인을 공부했다는 이 씨는 원래 '톰 포트'를 롤모델로 꿈꿨었던 패션디자이너 지망생이었다. 처음에는 다른 디자이너 지망생들처럼 디자인만 고민했지 '소재'는 생각하지 않았다는 이 씨. 그러다가 귀농을 하게 되고 대학원에서 국민대학교 윤호섭 교수를 만나게 되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디자이너의 책임을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공기관 최초로 납품한 패트리사이클 소재 유니폼 ⓒ 소셜벤처 존스토리(johnstory.net) .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환경문제에 대한 데이터를 보니 이렇게 오기까지 누구의 책임인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이 씨는 "물론 디자이너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과학자는 과학자대로, 기술자는 기술자대로 고민을 하는 것 처럼 디자이너도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환경적 책임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씨는 '옥수수 전분 섬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옥수수알갱이에서 추출하는 옥수수 전분 소재는 토양에 묻었을때 미생물에 의해 3~4개월이면 완전히 분해가 된다고 한다. 활용성도 높아서 가공방식에 따라 실크, 삼베, 비닐 등등의 다양한 소재로 가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 씨는 이 소재를 가지고 처음에는 우비와 드레스를 만들어서 전시했다고 한다.
 

하자센터 본관 3층에 위치한 작업실 전경. 3명의 직원이 상주한다고 한다. ⓒ 소셜벤처 존스토리(johnstory.net) .


소문이 나서 시작한 사업, 아직도 '영업'을 하지 않아

  "원래는 옷을 팔 생각이 없었다"는 이 씨는 전시회를 보고 결혼할 신부가 "저 드레스를 내가 입어보고 싶다고 의뢰가 왔다"고 말했다. 그렇게 한 두 명씩 전시회를 보고 의뢰가 들어와 옷을 만들어주다 보니 어느새 사업처럼 되어버렸다는 이 씨. 이렇게 회사를 세우고, 처음에는 혼자서 아르바이트 생을 고용하며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첫 걸음을 시작했다. 

 2005년에 시작한 일이 2008년 쯤 되니 그래도 어느정도 수익이 나기 시작해 직원을 둘 수 있었다고 한다. 인상 깊은 건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에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았음에도, 이때까지 영업을 뛰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말. 이 씨는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를 보고 찾아 오시거나 소문을 타고 알려져서, 혹은 언론 보도 등등으로 인해서 지금까지 영업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쐐기풀 친환경 드레스 ⓒ 대지를 위한 바느질 .

'생화' 부케 ⓒ 대지를 위한 바느질 .



쐐기풀, 한지 소재로 드레스, 연미복, 군복까지 개발

 현재 '대지를 위한 바느질'의 주력 사업은 '에코웨딩'이다. 천연 한지나 쐐기풀 소재의 친환경 드레스, 연미복을 제작하고 예식 후에는 일상복으로 입을 수 있도록 수선해준다고 한다. 여기에다가 주변 지인들, 사회적기업 팀들과 '공정무역 예물반지', '공정 신혼여행'등을 연계하고, 부페나 피로연으로 '유기농 음식'을 준비하고, 부케는 받은 사람이나 신부가 집에가서 심을 수 있는 '생화 부케'를 준비하는 등의 전체적인 '친환경 결혼식' 기획이다. "다른 결혼식비용 보다 높지도 않고, 패키지가 없어 항목별로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삼품이다"라고 이 씨는 자신했다.

 이와 함께 소소하게 '배냇저고리'나 '가방', '앞치마'등의 친환경 리빙 제품이나 유니폼을 만들기도 하고, 최근에는 '야심차게' 유엔평화유지군에 납품할 목적으로 위장에 동물과 식물, 사람, 자연의 이미지를 그려넣은 친환경 군복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친환경 옷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삶을 고민하는 듯 보였다. 이 씨는 "결혼식이나 환경문제에 대해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의식을 공유하며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싶다"며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환경문제, 옷에 대한 성찰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나가고 싶다는 비전을 밝혔다. <끝>

8개월 프로젝트로 제작했던 친환경소개 군복. 위장은 유지하되 멸종동물, 새, 나무, 식물, 사람 등을 형상화해 위장을 도안했다고 한다. ⓒ 소셜벤처 존스토리(johnstory.net) .

 
※본 기사는 지역대안언론 '존스토리'와의 파트너쉽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