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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양손잡이] 얼음 평원 위의 모험 - 사냥꾼의 현상금: 견인 도시 연대기 2부 (필립 리브)

사냥꾼의 현상금 - 10점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부키


  드디어 견인 도시 연대기 2권입니다. 2권을 읽어본 결과 1권은 그 자체로 완성된 장편소설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약간 프리퀄적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권에서 톰과 헤스터는 죽은 안나 팽의 비행선을 타고 어디론가 떠납니다. 2권은 그로부터 2년 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죠. 둘은 그동안 견인 도시에서 살지 않고 비행선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생활합니다. 잠시 에어헤이븐에 들른 둘은 역사학자 페니로얄을 만납니다. 그는 둘에게 비행선에 자신을 태워달라고 합니다.

  그러나 전에 살던 도시에서 그에게 돈을 때인 블링코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꼬입니다. 안나 팽의 제니 하니버를 알게된 블링코는 그 정보를 반 견인 동맹에 팔게 되고 제니 하니버는 추격을 당합니다. 공중전이 벌어진 이후 고장난 제니 하니버는 바람에 실려 하늘을 둥둥 떠다니다가 새하얀 얼음 위의 견인 도시 '앵커리지'에 안착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도시의 십 대 여왕 프레야와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되고 톰은 오랜만의 견인 도시 생활에 들뜹니다. 게다가 못생긴 헤스터 대신 아름다운 프레야와 서로 호감을 품는 바람에 헤스터는 단단히 삐칩니다. 거기다가 허풍 가득한 역사학자 페니로얄의 아메리카 탐험기를 굳게 믿는 프레야는 도시를 아메리카로 향하게 합니다.

  이제 앵커리지는 있는지도 모르는 아메리카를 향해 신나게 달려가고 있고 그들의 뒤로는 제니 하니버를 원하는 반 견인 동맹이 쫓아옵니다.

  이 책을 한 열 쪽 정도 봤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1권에서 문장이 약간 유치하다라고 썰을 풀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군요. 저자가 바뀔린 없고... 번역자 또한 바뀌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스토리 소개를 하다보니 알겠군요. 1권은 16살의 꼬마아이가 이런저런 사건을 맞아 여기저기 돌아다닙니다. 여기 있다가 조금 있으면 저기로, 또 저기로, 사건 자체가 많아서 전개가 상당히 빨랐지요. 하지만 2권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1부는 상당히 정적입니다. 전처럼 장소를 옮기며 생기는 액션은 많지 않고 대신 앵커리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기는 사건들 위주로 이야기를 때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장이 한결 차분해졌겠지요. 2년새 훌쩍 커버린 톰과 헤스터에게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겠고요.

  하지만 정적인 분위기 때문에 1권의 다소 가벼운 분위기와는 다른 2권의 초반부가 약간 버거웠던 건 사실입니다. 200쪽이 조금 넘는 분량인데 이걸 읽는데도 꽤나 집중해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 책의 진가는 중간을 넘어가면서부터입니다. 질투심에 눈이 먼 헤스터는 앵커리지를 떠나고 이야기는 문자 그대로 '신나게' 진행됩니다. 2부 처음부터 예상치도 못한 인물과 사건이 저를 맞이했고 중간부터는 액션성이 강한 소설답게 상당한 흡입력으로 독자를 끌어드립니다. 자야 하는데, 하는데 하면서도 새벽 세 시고 네 시고 눈에 불을 켜게 만들더라니까요. 정말 대단한 전개였습니다.

  1부의 감상에서 '나는 다크판타지를 원한다'라고 했는데 세월이 지나고 인물들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원하는 바대로 되고 있습니다. 아, 완전 좋아요.

  이번 권에서 맘에 안 들었던 점은 뒤와 비교해 약간은 긴장감이 떨어졌던 앞 부분, 그리고 역자의 너무나 친절한 각주였습니다.

  아 하나 더, 2권의 주제는 아무래도 과거와 현재가 아니었나 싶네요. 꿈속에서도 자신의 과거에 집착하는 자,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운 미래를 바라보는 자.

  (2011년 10월 2일 ~ 10월 6일, 4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