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짱] 연애소설을 통해 전 세계를 여행 했던 나의 '종이여자' 덕분에 내 삶에 질서를 만들고자 한다.(기욤뮈소 저)

 

 

사랑하고 있나요? 사랑하고 싶나요? 이런 질문의 물음표를 없애고 싶어 누군가에게 연애소설을 추천해 달라고 하였고, 이름은 유명하지만, 처음 접하는 소설 작가 기욤뮈소를 만났다. 그리고 종이여자를 읽었다.

 

기욤뮈소의 '종이여자'에는 나와 비슷한 처지, 혹은 나보다 심한 처지에 처해있는 주인공 '톰'이 나온다. 무엇인가를 많이 이루긴 하였지만, 삶에 질서가 없는 상태에서 나타난 자신의 소설 속 인물인 '빌리'와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친구와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간략히 이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 해보자면 베스트샐러 작가인 '톰'이 미친듯이 사랑했던 여인 '오르르'가 떠나면서 무질서한 인생을 살게 된다. 술은 고사하고 무질서한 삶에 자신의 소설속 인물이라는 '빌리'라는 여인과 함께 계약을 하게 된다. 이런 무질서한 삶을 집어던지고, 사랑했던 여인 '오르르'를 다시 되찾게 만들어 주겠다며... 대신 소설속에서 튀어나온 '빌리'라는 여자는 자신을 다시 행복한 이야기로 전개되는 소설을 써서 자신이 소설속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조건을 건다. 과연 이 계약 관계가 어떻게 이루어질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 소설을 읽어 나갔다.

 

이 책에는 가끔씩 명언도 쏙쏙 등장하고, 지나칠 수 없는 명 대사들이 나온다. 몇가지 정리를 해보고자한다.

 

'사랑으로 찢긴 가슴을 달랜답시고 식상한 조언을 늘어놓아 보지만 말의 무력함만 절절히 실감할 뿐이다. 사랑하는 여자를 잃고 암흑의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은 그 어떤 말로도 절대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 리처드 브라우티건'

'넌 그 여자를 잡기 위해 할 수 있는 걸 다 했어. 구질구질하게 매달려도 봤고, 그녀의 질투심을 부추기기도 해봤고, 온세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창피도 당해봤어. 안타깝지만 이제 모두 끝난 일이야. 이제 그녀는 돌아오지 않아. 이미 다 끝난 일이니까. 이제 잊어야만 해.(밀로가 톰에게)'

강짱曰 남자와 여자는 어느덧 만나 사랑을 하게 되지만, 끝난 사랑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끝까지 떠나간 여인을 찾고 싶어하는 톰에게 따끔한 이야기들을 늘어 놓는다. 나도 그랬다. 돌아올거라고 그렇게 믿었던 여인은 어느새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것을 볼 때까지 끊이질 않았다.

 

'그래, 그 문제는 나로서도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글을 쓴다는 건 자동차를 제조하거나 세탁용 세제를 생산하는 것과는 분명 다르니까.(톰이 밀로에게)'

강짱曰 무질서한 톰이 다시 질서 정연한 삶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밀로가 다시 글을 쓰는 일을 하도록 이야기하지만 자신의 일이 단순히 다시 그냥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말하는 듯 했다. 사실 그러한 것 같다. 나에게도 뭔가 해낼 능력이 있지만, 쉽사리 행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렇게 나도 소설속의 톰처럼 무질서한 삶을 살았는지도 모른다.

 

'돈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 믿었던 시절을 떠올리자 내 입가에 살짝 미소가 번졌다. 일순간이나마 현실의 압박감으로부터 조금 벗어나는 듯했지만 우리를 기다리는 현실은 그다지 달라진 게 없었다. 비탄에 젖은 듯 눈물이 가득 고인 그녀의 두 눈이 바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었다.'

강짱曰 어느날 우리들은 돈이라는 놈의 노예가 되어,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없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날에는 돈만 있으면 다 잘 될거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돈이란 일순간에만 책임져 줄 수 있는 수단인 듯 하다. 이걸 좀 더 빨리 알았어야 했다.

 

'제발 괴로움을 핑계 삼아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짓 좀 그만둘 수 없어요? 당신 스스로 무기력의 사슬을 끊지 못하면 패배의 구렁텅이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게 돼요. 하긴 새롭게 용기를 내는 것보다 서서히 자신을 파괴해가는 게 훨씬 쉬운 일이긴 하겠죠.(빌리가 톰에게)'

강짱曰 이 책에서 가장 감명 받은 대사이다. 내가 이렇다. 술, 담배,... 온갖 나를 피폐하게 만드는 일들은 나 스스로 자기 연민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행동이었다. 그리 멋있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고 스스로 무기력의 사슬을 끊어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스무 살로 머무는 게 아니잖아. 그래서 너한테 꼭 특별한 걸 주고 싶었어.(캐롤이 톰에게)'

강짱曰 열마디 충고보다 한번의 행동을 이끄는게 매우 중요하다 생각한다. 캐롤 고마워. 난 아직 내가 어린 아이인줄 알았거든.

 

'사람은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그 분은 우리가 필요로 하는걸 바로 그 순간, 그 자리에 정확하게 갖다 주기 위해 사람과 사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을 만든다. 그 분은 하늘에 계신 창조자이며 그 은총의 순간은 모두 그 분이 계획한 것이다.'

강짱曰 종교적인 이야기 일 수 있지만 세상에 신은 어떤 형태로든 누구에게나 존재한다고 한다. 우리 앞에 이어지는 일들은 우연에 의한 일이 없다고도 한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은 존재할 지 모르지만, 지금 매 순간순간마다 일어나는 일들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끈이 존재한다는 사실.

 

'인연이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게 바로 우리 인생이야. 하루아침에 이별을 통보하고, 또 통보 받기도 하지. 우리는 간혹 헤어지는 이유도 모른 채 헤어지기도 해. 다모클레스의 칼이 언제 내 머리위로 떨어질지 모르는데 내 모든 걸 상대에게 걸 수는 없어. 나는 내 변화무쌍한 감정들을 믿고 내 인생을 설계하고 싶지 않아. 감정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불확실한 것이니까. 당신은 감정이란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방금 옆을 지나치는 여자의 치맛자락에, 그녀의 매혹적인 미소 한 번에 당장 흔들릴 수 있는 게 바로 인간의 감정이야. 내가 음악을 하는 건 왠지 알아? 음악이 내 인생을 버리지 않을 걸 알기 때문이야. 책도 영원히 그 자리에 있으니까, 나는 책을 사랑하지. 평생 사랑하는 사람들, 난 그런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오로르가 톰에게)'

 강짱曰 모통 인연이 이런 듯 하다. 이 대사에서 우리는 항상 자신의 플랜B정도는 가지고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플랜A에 목숨을 걸고, 결국 되지 않았을때도 돌아갈 수 있는 플랜B를 가지고 살며. 이건 좀 말이 이상한거 같기도 하군.

 

 

리뷰어 강짱 대학생, 맛집 커뮤니티 '맛 나눔나우' mat@nanumno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