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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Ⅱ/기타

[미나비리스] '반려동물은 가족입니다'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초]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저자
지음
출판사
북폴리오 | 2012-06-07 출간
카테고리
만화
책소개
네이버 웹툰 평점 순위 1위를 차지한 ‘정솔’의 웹툰 『내 어린...
가격비교

 

 

애완동물을 너무 오래 키우다보면 이런 느낌이 든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집은 처음부터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을 갖추질 못했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쭉 길러온 개가 교통사고로 죽자 다시는 그 개 외의 다른 것은 기르고 싶지 않다고 하셨다. 그리고 어머니는 고양이를 요물이라며 싫어하신다. 덕분에 수명이 짧거나 나는 전혀 관심도 없는 곤충같은 것을 어릴 때부터 '길러야 했다'. 지하철에서 사온 병든 병아리는 일주일만에 죽어버렸다. 학습용으로 집에서 기르던 개미들은 내가 하도 관심없어 하니 어머니가 도맡아 기르다가 결국 놀이터에 풀어주었다. 카나리아는 내가 베란다 밖으로 날려버렸다. (나름 다른 새들과 같이 잘 살라고 했던 행동이었다.) 햄스터는 암수 쌍으로 길렀는데 새끼를 낳자 암컷이 스트레스를 부려 남편과 자기 새끼들을 다 먹어버려서 결국 어머니가 멋대로 죽여버렸다.

 집에서 독립하거나 결혼하면 개와 고양이 하나씩 기를 것이다. 그러나 남자친구는 고양이는 털이 너무 날려 안 된다며 벌써부터 반대를 한다. 가뜩이나 털 날리는 게 싫어서 푸들 두 마리만 키우고 있는 애니까... 그치만 아무래도 남자친구가 말 그대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보니 나로서는 할 말이 없다.

 

 

남친 집에 있는 푸들 두마리 중 하나인 해피이다.

나랑 알고 지낸 4년만 보더라도 털도 빠지고 눈꼽도 많이 끼고 기침도 하고

아무튼 볼 때마다 병을 하나씩 달고 있는 녀석인데 용케 10년 넘게 살고 있다고 한다.

자신도 아픈 주제에 남친의 아토피도 치유했다고. 

 

 요전엔 개껌을 씹다가 이빨에 피가 나와서 동물병원에 보내라고 했더니, 가급적 집에 많이 있게 해주고 싶다고 한다. 의외로 속내만큼은 잘 밝히지 않는 남자친구라서 답답하기 그지없지만, 이런 식으로 혼자 해석을 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이 정도 살았으면 어떤 병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괜히 병원에 데려가서 개를 겁주게 만들 필요는 없다고 하고 싶었던게 아닌지. 그리고 남친이 해피를 특히 이뻐하는지라, 집에서 오래 두고 있게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굉장히 순하고 깔끔도 잘 떠는 녀석이지만 애교떠는 것도 힘든 나이인지, 종일 집안에 엎드려 있는 게 대부분이라 이제껏 녀석을 눈여겨본 적이 없다. 차라리 남친이 키우는 다른 암컷 개 솜이에게 더 눈독을 들였을까. 말썽쟁이지만 그만큼 애교도 잘 떤다. 하지만 요새 남자친구와 해피의 관계를 보면, 반려동물의 이쁜 모습은 애교와는 거리가 먼 듯 싶다. 이 책을 보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듯도 싶고... 아무튼 나도 반려동물을 키우면 뭔가 알게 되지 않을까 싶지만, 지금은 이 책에 쓰여진 것 중 어느 하나도 공감이 안 간다. 아무래도 나보다 더 동물을 잘 아껴줄 사람에게 선물로 줘야 할 듯.

 

 

주인인 남자친구와는 성격상 맞지 않는 솜이.

카메라를 들이대니 정자세를 잡는다.

얌전한 성격에 사진은 죽어도 찍기 싫어하는 남자친구랑 그 동안 갑갑해서 어떻게 지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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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