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여행? 착한여행? 우리에게는 아직까지 귀에 착 붙지 않는 소리다. 이제 막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으로 인식되어 안착하고 있는 과정이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이미 1980년부터 ‘대안여행’이 태동해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국내에서는 공정여행(Fair Travel)이라는 개념으로 2008년에 등장했다.
현재 제3세계에 공정한 대가를 지불하는 공정무역에 관한 관심이 늘면서 공정여행도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은 공정여행사로는 (주)트래블러스맵, (주)착한여행, (주)우리가만드는미래, (주)제주생태관광 등이 있다. 그중 단연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트래블러스맵이다.
‘여행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까’
트래블러스맵의 로고와 기치
트래블러스맵은 “우리가 좋아하는 여행을 하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을까? 우리가 즐겁게 하는 여행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기업이다. 여기에 지역사회 활성화와 윤리적 경영, 착한소비 문화 조성 등의 공익성과 고용창출력이 있다고 판단해 시작하게 됐다.
트래블러스맵은 정형화된 여행패턴이 아니라 체험하고 관계 맺으며 그 시간을 충실히 즐길 수 있는 여행길을 찾아준다. 기존에 주어진 코스에 맞춰 여행하는 것과는 다르게 기존의 코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행자의 편의와 기호에 맞춰 과감하게 수정한다. 또한, 한 호텔에 모르는 여행객들과 숙박하는 기존 시스템과는 다르게 원하는 사람끼리 팀을 나누어 홈스테이 또는 민박할 수 있도록 한다.
지역 네트워크와 함께 간다
여기에 국내 공정여행이 잘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역 간의 네트워크 활성화이다. 네트워크를 위해서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사람과 교류하므로 지역민이 직접 여행객을 인솔하여 지역민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 그 곳에 얽힌 일화들을 들려줌으로써 여행객들이 지역주민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국내공정여행 중 가장 활발하고 인기가 많은 여행상품은 지리산 둘레길 걷기다. 트래블러스맵이 여행객이나 지리산 지역주민에게 한 발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지리산 보호단체와 함께하기 때문이었다. 여행 참가자들이 지리산의 위기나 상황을 숙지하고 길을 걷게 되면 확실히 애착이 가게 돼 여행이 끝난 뒤에도 지리산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관심은 모금이나 후원 등 여러 형태의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트래블러스맵이 진행하는 놀토유랑단
지속가능한 관광,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을 위하여
작년 한 해 매출액은 9억여원이었다. 2009년에 비해 매출이 두 배 이상 오른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적게는 1개월을 해외 현지에서 지역민들과 협의하고 관광프로그램을 찾아내야 함으로 고정비용지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래블러스맵은 계속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행군을 계속 진행 중이다. 2010년에는 해외상품 9개, 국내상품 17개, 인바운드 19개를 개발했다. 또 네이버 CSR 및 해피로그를 통해 기부금을 마련하고 프로젝트 기금사업에 선정돼 지원금도 받았다.
또한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사회적가치를 창출하는 공정여행사로서의 역할 제고다. 현재 트래블러스맵은 꾸준히 고용을 창출하고 있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통한 지역 문화 및 커뮤니티 보존 효과도 가지고 있다. 공정여행사답게 이산화탄소배출을 절감, 환경 훼손 최소화의 효과를 가져오며, 탈학교 청소년 교육을 통한 잠재가치 성장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기부 창출을 통한 지역 커뮤니티 지원 효과도 더욱 키워나갈 예정이다.
트래블러스맵은 ‘지속 가능한 여행,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여행 인식의 개선에 기여하고, 사회의 불균형과 불평등을 여행을 통해 해소하고자 7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멸종위기 동물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여행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다. 여행자들의 무분별한 자연환경 파괴 때문에 빠르게 멸종이 진행되고 있는 동물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보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생태 가이드와 여행자가 함께 필리핀, 라오스 등지로 떠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대한 보호를 실천하는 경험이 있는 여행이 있다.
더 큰 지도를 그리기 위하여
여기에 트래블러스맵이 주의를 기울이는 지점이 하나 더 있다. 지속 가능한 관광 인프라가 없는 현재 우리나라의 업계 현실을 개선해나가는 작업이다. 게다가 현재까지 인증된 사회적기업 500여개 중 관광분야는 4곳에 불과하다. 분명 열악한 현실이긴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 역시 있다고 본다. 10여개 이상의 지역 관광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으므로 이를 기반으로 커뮤니티를 확대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픈마켓, SNS,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마케팅은 가치 중심적 ‘커뮤니티’ 속성이 강하므로 지속 가능한 관광분야에서 활용가능성이 크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도 있다. 생태관광․친환경관광 인증제 도입 및 지원이 그것이다. 이를 보다 확대해나가면 공정여행 ‘업계’에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트래블러스맵의 2011년 목표는 총 매출액 20억. 여기에 매출 이익률 18% 성장과 당기순익을 흑자로 전환하고, 인바운드를 안착시키며 1억원을 모금하는 것이 목표다. 실현해야 할 가치가 뚜렷하고, 이것이 자기 기업 생존만을 위한 전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행’을 바꾸고 공동체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트래블러스맵은 더욱 큰 지도를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이다.
※ 공정여행
현대인에게 여행은 자신을 재충전하는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저개발 국가에 개발된 관광지는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공정여행은 지역의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여행, 사회문화적 자원을 보호하고 존중하는 여행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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